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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이보스J Aug 18. 2024

시간의 채찍과 모욕을 누가 견디겠는가?

연극 <햄릿>을 보고 (2)_독백 원문 감상

사느냐 , 죽느냐,  이것이 문제로다.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어쩌면 전 세계 문학 역사 상 가장 유명한 구절이 아닐까?

<햄릿>은 반드시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인간의 운명, 삶과 죽음 사이에 겪게 되는  불행과 비극을 다룬다.

시기, 질투, 음모, 배신, 살인,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한 사람에게 닥치는 운명이라고 하기에는 가혹하기 그지없다.  


셰익스피어는 작가적 상상으로만 햄릿의 독백을 썼을까? 아니면 생의 고통이 극한으로 치달아 죽음 너머의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의 무게와 '살아있음의 가치'를 저울질을 해볼 수밖에 없었던 걸까? 읽고 또 읽어본다.

셰익스피어 초상화


사느냐 , 죽느냐,  이것이 문제로다.

어느 쪽이 더 고상한가?

가혹한 운명의 돌팔매와 화살을 참고 맞는 것과

밀려드는 역경에 대항하여 맞서 싸워 끝내는 것 중에.


죽는다는 건 곧 잠드는 것. 그뿐이다.

잠이 들면 마음의 고통과 몸을 괴롭히는 수천 가지의 걱정거리도 그친다고 하지.

그럼 이것이야말로 열렬히 바랄 만한 결말이 아닌가?

죽는다는 건 자는 것. 잠이 들면 꿈을 꾸지.

아 그게 걸리는구나. 현세의 번뇌를 떨쳐 버리고

죽음이라는 잠에 빠졌을 때,

어떠한 꿈을 꿀 것인가를 생각하면,  

여기서 망설이게 돼.


이게 바로 지극 지긋한 인생을

그처럼 오래 끌고 가는 이유야.

그렇지 않다면야 그 누가 견디겠는가?

시간의 채찍과 모욕을,

폭군의 횡포와 건방진 자의 오만,

버림받은 사랑의 고통,

질질 끄는 재판, 관리의 무례함,

훌륭한 사람이 소인배들에게 당하는 수모를

참는 신세를 뭣  때문에 감수한단 말인가?

단검 한 자루면 조용하고 편안해지는데.

누가 무거운 짐을 지고 피곤한

인생에 신음하며 땀을 흘리겠는가?


다만 죽음 다음에 겪을 어떤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결심을 못하는 것이 아닌가?

아무도 돌아오지 못한 미지의 나라,

우리가 알지 못하는 저 세상으로 날아가기보다는

차라리 현세의 익숙한 재앙을 참는 편이

낫다는 생각 때문이다.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Whether 'tis nobler in the mind to suffer

The slings and arrows of outrageous fortune,

Or to take arms against a sea of troubles

And by opposing end them. To die—to sleep,

No more; and by a sleep to say we end

The heart-ache and the thousand natural shocks

That flesh is heir to: 'tis a consummation

Devoutly to be wish'd. To die, to sleep;

To sleep, perchance to dream—

ay, there's the rub:

For in that sleep of death

what dreams may come,

When we have shuffled off this mortal coil,

Must give us pause—there's the respect

That makes calamity of so long life.

For who would bear the whips and scorns of time,

Th'oppressor's wrong,

the proud man's contumely,

The pangs of dispriz'd love, the law's delay,

The insolence of office, and the spurns

That patient merit of th'unworthy takes,

When he himself might his quietus make

With a bare bodkin? Who would fardels bear,

To grunt and sweat under a weary life,

But that the dread of something after death,

The undiscovere'd country, from whose bourn

No traveller returns, puzzles the will,

And makes us rather bear those ills we have

Than fly to others that we know not of?

Thus conscience doth make cowards of us all,

And thus the native hue of resolution

Is sicklied o'er with the pale cast of thought,

And enterprises of great pith and moment

With this regard their currents turn awry

And lose the name of action.


햄릿 독백 (Andrew Scott)

햄릿의 독백처럼 우리 모두는

타인의 무례함부터 크고 작은 고통, 수모,

 모욕을 견디며 살아간다.

다행히도 대다수는 각자의 방식으로

시간의 채찍과 모욕을 안고도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해나간다.


가족과의 따뜻한 밥 한 끼

친구들과의 한 바탕 수다

혼자 기울이는 소주 한 잔

일기 한 줄

휴대폰 꺼두고 깊은 잠  

다크 초콜릿 젤라토

좋은 책 한 권, 영화 한 편

아름다운 음악, 그림 한 점

푸르는 새벽과 붉은 노을

일렁이는 바닷가 내음

아이들 뛰노는 소리


죽음 너머의 알 수 없는 세계는 어차피 만나게 될 것,  

산자는 생을 고민할 것!

살아있기 때문에 직면할 수 없는 문제들 앞에서도

삶을 긍정할 것!

이렇게 살아있으니 사랑하는 사람과

연극도 보고 Amor Fati!



표지사진: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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