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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trinsic thinker Jun 16. 2024

부동산과 중산층


중산층(中産層)은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중(中)간 정도의 자산(産) 또는 재산을 가진 계층(層)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가난하지도 않지만 부자라 하기에 부족해 보이는 정도로 사람들을 중산층이라는 단어를 인식한다. 

또한 사회문화적 관점과 스스로의 인식을 더하여 '경제적 수준이나 사회문화적 수준이 중간 정도되면서 스스로 중산층 의식이 있는 사회 집단을 가리키는 사회학 용어'라 정의하기도 한다.(한국민족문화 대백과사전) 


‘중산층’이란 말은 우리 사회,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쓰이고 있고 많은 연구 분야나 정책 결정 등에서 중요한 대상으로서 사용되고 있다.

정책이나 나라 전체의 관점에서 보자면 어떠한 정책의 평균적 적용을 위한 대상이 될 수도 있어 전체 인구 대비 중산층의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를 관측하고 시대적으로 변하고 있는지 모니터링 하는 것도 중요한 일일 것이다. 중산층이 두텁다는 것은 양극화가 심해지는 것으로도 있기 때문이다. 


OECD에서는 정량적 중산층의 소득 기준으로 중위소득의 75~200% 까지의 소득을 가진 집단으로 정의한다. 중산층 기준으로서 소득 기준과 자산 기준을 동시에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이나 소득기준으로만 분류하고 있다.  개인의 자산과 관련한 정확한 데이터를 확보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소득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중위소득 50% 이하의 비중이 15.1%로 OECD 11.4%보다 많지만 중산층(소득 75~200%)의 비중은 OECD 평균 수준이다.  

<표> 국가별 중위소득 75%~200%의 인구비중 (자료 : OECD, KDI작성

중산층 인식의 괴리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보고서에서는 다양한 국내외 연구사례를 통해 중산층이라고 인식하게 되는 기준은 물질적 자산을 비롯한 객관적 조건 이외에도 주관적으로 직업, 교육 수준 등 지위 자산과 사회자본, 문화자본, 계층 정체성 등의 행태 및 의식과 같은 주관적 인식을 포함한  넓은 스펙트럼에서 인식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그림 : 중산층 기준의 스펙트럼,  KDI '한국의 중산층은 누구인가?


객관적 기준과 주관적 인식의 차이에 의해서 아래의 그림과 같이 한국의 중산층은 아래와 같이 세 개의 계층으로 나누고 있으며 '심리적 비상층'과 '취약 중산층'과 같이 스스로 소득 기준보다 낮추어 인식하는 경우가 약 37.7%를 차지하고 있다.


출처 : KDI '한국의 중산층은 누구인가' 시사인 재구성

아래 표는 정부 부처에서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있는 조사결과에서 나타난 주관적 계층의식 조사결과이다. 

여러 조사 결과로 볼 때 중간 정도의 답변 비중이 가장 크게 나타났으나 세부적으로 보면 질문의 분류에 따라서는 중간 중에서도 평균보다는 낮다고 인식하는(중하 이하)의 비중이 대체로 절반 이상으로 가장 높다고 볼 수 있다.  

<표> 여러 조사에서의 주관적 계층의식 분포


객관적 중산층과 주관적 중산층의 불일치 특히 객관적으로 중간 정도의 소득 또는 자산을 가진 사람들의 상당수가 주관적으로는 '하'라고 인식한다는 점과 소득과 자산의 객관적 수준이 '상'인 상당수가 주관적으로는  자신을 '중' 정도라고 인식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객관적으로는 '중'이지만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으며 상위 계층으로의 이동을 갈망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부동산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현상이 가장 잘 나타나는 측면이 부동산이다. 부동산의 양극화로 인해 지역 간 격차가 생겨 났고 이 격차가 소득과 관계없이 여전히 부족과 결핍으로 느끼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자신보다 소득 수준이 비슷하거나 낮은 비교 대상이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보다 많은 자산 소유하게 된 경우 객관적으로 자신이 속한 계층에서 이탈하지 않더라도 주관적이 자신의 계층의식은 더 낮아지는 것이다. 

 

아래의 그래프는 2008년 말부터 현재까지의 서울 지역 강북 지역과 강남 지역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 추이를 나타낸다. 

2016년 이후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하면서 강남북간 격차가 커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2022년 이후 하락기에 더 많이 오른 곳에서 더 많이 떨어지지 않고 격차는 유지되거나 오히려 더 커지는 느낌도 있다. 

서울 강북지역 vs 강남지역 아파트 평균매매가(자료 source : KB부동산 데이터)


강남지역 중에서도 강남구 / 서초구 등으로 지역을 좀 더 좁혀서 보거나 강북 지역 중에서도 일부 집값 높은 지역을 제외할 경우에 이 격차는 더 크게 나타날 것이다. 


이러한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계속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소득이나 자산 구성에 있어 특별한 변동이 없이도 객관적 자산의 계층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지역 간 가격 변동의 차이와 양극화 현상은 주관적인 계층 인식의 차이를 가져오는 원인이 되었다. 



집값과 주거가치 글에서 언급한 매슬로우의 욕구단계에 비춰 보면 중산층의 객관적 기준과 주관적 인식의 괴리는 더 나은 주거가치를 추구하는 '성장욕구'라기보다 '결핍욕구'로 해석하는 것이 더 맞는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수요와 가격이 급등했던 시기를 보면 이러한 욕구가 부동산 소유에 대한 동기 형성에 기폭제가 되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 사회의 중산층이 더 두터워지면서 중산층의 객관적 기준과 주관적 인식의 차이가 줄어들고 있다면 주거수요는 질적으로 본질적 주가가치에  더 접근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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