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세대 또는 베이비부머는 전쟁 후 사회적 경제적 안정 속에 출생률이 급상승한 시대 태어난 세대를 일컫는다.
미국 등 서구권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6년 이후 1965년 사이에 출생한 사람들을 베이비붐 세대로 표현하는데 미국의 경우 인구 중 29%를 차지한다고 한다고 하며 이 세대는 미국 사회의 신주도 계층으로 다양한 사회·문화운동을 주도해 왔다.
우리나라의 베이비붐 세대는 6·25 전쟁이 끝난 후인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출생한 사람들로 한국전쟁 이후 복구되는 과정에서 점차 안정되어 가면서 이때 결혼한 부모 사이에 태어난 세대이다.
우리나라는 이 1955년~1963년생을 1차 베이비붐 세대라고 하고 베이비붐 세대라 불리는 한 세대가 더 있다. 1964년~1974년생인 2차 베이비붐 세대(이하 베이비부머)이다. 이 세대는 전후 안정기를 지나 고도 경제성장 과정에서 출산이 늘면서 출생한 세대이다. 현재 기준 대부분 50대인 사람들이다. 만 49세나 만 60세가 일부 포함됐지만.
2차 베이비부머에 특별히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특정 세대 집단 중 가장 큰 규모인 천만명에 육박하는 어마어마한 인원(954만 명)이다.
지난 해로 1차 베이비부머(55~63년생, 705만 명, 13.7%)의 법정 은퇴연령 진입이 완료되었고 이제부터 954만 명 2차 베이비부머가 11년에 걸쳐 법정 은퇴연령(60세)에 진입 러시가 시작된 것이다.
경제활동 인구가 장기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노인 인구 증가가 가속되면서 사회 경제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 보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60세이상 경제활동 참가율(좌), 고령화수준 전망(BOK이슈노트 2024_17호 인용)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0세 이상 경제활동 참가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2년 38.6%였던 60세 이상 경제활동 참가율은 2023년 현재 46.7%에 이르러 절반 가까이 경제활동에 참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2차 베이비부머의 일자리는 은퇴 전보다 양질의 일자리가 아닐 수 있지만 이전 세대보다 법정 은퇴연령 이후 일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세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차 베이비부머가 대거 노인인구(65세 이상)에 편입되기 시작하는 2030년대에는 노인부양비(65세 미만 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 비율)가 50%를 넘어갈 전망이다. 이들을 부양해 줄 젊은 세대 인구 비중이 역사상 가장 적기 때문이다.
5~6년 앞에 매우 의미 있는 사회 구조 변화가 2차 베이비부머들의 노인 인구 편입과 함께 다가오는 것이다. 이 사회변화는 2차 베이비부머의 경제활동, 소비 생활, 자산 보유 그리고 이전 세대와 비교되는 특징 등에 따라 그 정도가 어느 정도가 될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2차 베이비부머와 부동산을 연결하여 살펴보는 것도 이러한 것들을 들여다보는데서 시작될 수 있다.
2차 베이비부머 특징
먼저 2차 베이비부머의 특징을 살펴보자.
2차 베이비부머 세대의 인구 규모가 954만으로 우리나라 인구 중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은 것이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비중이 큰 만큼 이 세대의 변화는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2차 베이비부머의 소득과 자산 수준은 어떠한가?
통계청 통계를 통해 연령대별 소득 수준, 자산 보유 등 현황을 보면 50대(편의상 2차 베이비부머를 연령별 50대 통계 활용)의 소득 수준은 전 연령대별 가장 높은 연평균 8,404만 원 수준이며 40대 8,397만 원 보다 약간 높다. 60세~65세 연령대의 소득이 5,013만 원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면 실제 법정 은퇴연령 60세를 지나면서 소득이 많이 줄어들도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은퇴 전 소득에 있어 정점을 찍는 시기라 볼 수 있다.
자산도 연령별로 다르지만 부동산이 70~80% 정도를 차지하는데, 마찬가지로 50대의 자산은 6억 452만 원으로 40대 5억 6,122만 원, 60~65세 5억 4,836만 원에 비해 높다.
부채는 주택담보대출 등 부담이 많은 30대와 40대의 평균금액이 2차 베이비부머 50대보다 높았다. 2차 베이비부머의 부채는 40대와 비교할 때 소득이나 자산 대비로 볼 때 높지는 않으나 현재 60대에 소득이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로 볼 때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좌>연령대별 소득 및 자산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2023 가공) <우>최근 연령대별 자산 변화 최근 몇 년간은 부동산의 급격한 상승기와 하락기를 겪었다. '21년~'23년 사이 자산의 변동 특징을 보면, 전체적으로 금융자산에는 변화가 적은 가운데 50대가 보유한 부동산(실물) 자산이 상승기에 다른 연령대에 비해 두드러진 상승을 보였다. 60대는 하락기에 하락하지 않은 특징을 보였다. 정확한 분석을 위해서는 연령대별 지역, 보유기간 등 보유 부동산 특징을 살펴볼 필요가 있으나 50대가 보유한 부동산이 조금 더 양질의 부동산일 가능성이 크고 고연령대가 보유한 주택이 시장 관점에서 좀 더 안정적인 자산인 것을 알 수 있다.
아래의 그래프에서 연령대별로 보유 자산액 분포를 보여준다. 6억 이상 정도부터 끊어서 보면 50대의 비중은 40대보다 높으며 60대 이상보다는 다소 낮다. 0.6억 이하의 보유 자산이 적은 비중은 고연령으로 가면서 확연히 늘어난다.
노년층의 소득에서 심한 양극화를 보이고 있는데 자산에 있어서도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금융자산도 60대의 금융자산은 40대, 50대 1억 4천만 원대에서 9천8백만 원 수준으로 확실히 줄어든다.
60대 이상으로 가면서 줄어든 소득만큼 저축 등 금융자산을 줄고 있으며 소비에 모자란 돈을 금융자산에서 끌어 대체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부동산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연령대별 자산 비중 및 자산금액 분포(통계청 가계금융복지 조사, 2023 인용 및 가공)
2차 베이비부머의 소득과 지출은 어떠한가?
앞서 보았듯이 50대의 소득은 40대의 소득 수준보다 높다. 그런데 가계지출은 더 적다. 가구주가 40대인 경우 평균 가구원수가 가장 많고 학령층 자녀의 교육비용 등 지출이 가장 크게 나타난다. 50대의 경우 40대와 비교할 때 이러한 소비지출의 감소로 평균소비성향도 더 낮게 나타나고 있다.
가구주 연령별 소득지출(통계청 24.1/4) 50대의 평균 소비성향이 낮아지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은퇴를 앞두고 소비를 줄여 저축을 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소득 수준이 높고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연령대이지만 은퇴 후를 대비하여 저축을 늘리고 있다. 실제로 60대에 줄어든 소득을 금융자산(저축액)을 줄여 대체하고 있는 것도 통계에서 확인할 수 있다.
2차 베이비부머의 은퇴와 부동산
2차 베이비부머가 부동산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지는 먼저 소득과 소비가 어떻게 바뀔지를 봐야 한다.
2차 베이비부머는 경제적 안정이 시작된 시기에 출생한 세대로 바로 윗세대인 베이비부머 1세대에 비해서도 학력과 전문직 종사 비율이 확연히 높다. 대졸자 비율이 60대 12.2%인 것도 비교 50대는 2배에 가까운 23.4%이다.
생애 주된 일자리 이직자의 현 근무 직종별 비중(한국은행) 이러한 이유로 소득에 있어 법정 은퇴연령 이후에도 자영업으로 전환하거나 전문직 등에 계속 종사하여 경제활동을 이어감으로써 소득도 어느 정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단순노무직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가장 많아 평균적 소득은 줄어들 것이다. 그리고 국민연금 가입 비율이 이전 세대에 비해 많아서 소득이 덜 감소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지출은 어떠할 것인가? 위 가구주 연령별 소득 지출 그래프를 보면 60대의 지출은 확연히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소비성향도 60~65세에서는 더 줄어들고 있으며 소득의 감소가 더 크게 나타나는 65세 이상에서는 평균 소비성향이 50대보다도 높아진다. 소득은 점차 줄어들지만 가계지출은 기본적 지출이 있어 소득이 줄어드는 것보다 덜 줄어들기 때문일 것이다.
부동산을 활용하여 소비를 늘릴 것인가?
여기에서 부동산과의 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추측할 수 있다. 소득과 금융자산이 줄어드는 가운데 가계지출이 늘어나려면 실물자산(부동산)을 활용하는 수밖에 없다.
과연 2차 베이비부머는 1차 베이비부머 등 앞선 세대와 달리 부동산 자산을 처분하거나 다운사이징하여 소비를 늘릴 것인가?
'머니트렌드 2024'(김도윤 외)에서 2차 베이비부머를 뉴실버세대로 지칭하면서 앞선 실버세대들과 비교하였다. 뉴실버세대는 앞선 세대에 비해 여행, 문화향유, 여가생활 등에 가치를 두고 있고 검소함보다는 합리적 소비를 추구한다. 무엇보다 자식에 의존하기보다 독립적 노후 준비와 부부중심의 생활을 하려 한다.
이러한 점들을 볼 때 많은 비중의 2차 베이비 부머들이 부동산을 활용하여 보다 윤택한 노후를 보내는 것에 대해 동의할 수 있을 것도 같다.
부동산에 대한 인식 변화가 어느 정도 일어날 것인가가 관건인데 현재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이 비정상적으로 가격이 많이 올라 있다고 인식하고 있고 더 이상 중요치 않은 학군이나 직장을 위한 도심 접근성 등의 필요도가 낮아지고 다른 환경이 더 우수하면서 가격이 더 낮은 양질의 부동산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하면 현재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처분하거나 임대를 주고 옮기려는 동인이 생길 것이다. 현재 부동산가격보다 더 많이 오를 가능성이 크지 않다면 어느 정도 2차 베이비부머 은퇴자에게는 '이익실현' 및 노후 자금 마련의 기회일 수도 있겠다.
또한 대체되는 부동산은 지방이 될 수도 있고 서울 수도권의 외곽 지역이 될 수도 있다. 이점은 지방의 균형적 발전을 도모할 수 있고 특정 지역에만 지나치게 집중되는 현상을 완화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2차 베이비부머는 위의 부모세대보다 월등히 잘살고 아래 자녀 세대의 부양을 받기 어려운 세대이다.
그러면서 기존 실버세대와는 다른 특성을 갖고 있는 2차 베이비부머의 은퇴는 천만명에 육박하는 인원의 규모만큼이나 사회 변화의 중요성도 크다고 볼 수 있다.
2차 베이비붐 세대는 스스로 젊다고 인식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인식만으로 노인이 되는 것이 막아지지는 않는다.
앞으로 10년 이들이 은퇴하고 노인이 되어 가는 과정에서 능동적 변화를 통해 우리 사회에도 부동산에도 많은 변화가 생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