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번째 기업, 채용 전형

AI 면접, 일정

by 하얀 얼굴 학생

대기업답게, 36번째 기업도 채용 프로세스가 많고 길다.


서류 - 인적성/AI 면접 - 면접(1차, 2차, 영어면접 통합)


9개월 전 'ㄱ그룹'의 채용 프로세스를 겪어서인지, 그는 인적성 검사를 생략한다. 기존의 인적성 검사 결과가 만료되지 않고 남아있는 인원들은, 해당 전형을 면제해주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36번째 기업은 지원자들로 하여금, AI면접을 한날한시에 보라고 공지했다. 아예 시간을 정해놓고, 0월 0일 오전 09시부터 2시간 동안만 AI면접에 응시하라는 안내다. 서류 난사만 수백 번, AI면접만 수십 번 본 그로서는 납득하기 힘든 공지다. 그가 지금껏 응시했던 AI면접은, 기간을 주고 해당 기간 내에만 응시하면 되는 형태였다. 굳이 한날한시에 한꺼번에 응시하도록 하다니, 36번째 기업 AI 면접은 다른 기업들과는 달리 무언가 시험 형식으로 업그레이드한 버전일 것이리라고 생각하는 그다. 그게 아니라면, 굳이 이렇게 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안내된 당일, 그는 노트북 앞에 앉아 있다. 시간이 되어, 그는 AI 면접 링크를 클릭한다. 링크를 타고 들어가니, 그가 수십 번 반복했던 것과 똑같은 AI면접 화면이다. 굳이 한꺼번에 보라고 하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AI면접은 변별력이 많이 떨어지는 편이다. 그는 마음 편하게, 이전처럼 AI면접을 진행하고자 한다. 그런데,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치고 로그인 버튼을 눌러도 화면이 넘어가질 않는다.


36번째 기업은, AI 면접 응시 기간을 굉장히 타이트하게 설정해두었다. 보통의 기업들이라면 이틀에서 사흘 정도로 넉넉했을 텐데, 36번째 기업의 경우는 2시간이다. 즉, 안내된 시간에 AI면접을 바로 시작하지 않으면 주어진 시간 내에 응시가 불가할 수 있다. 그런데 로그인부터 말썽이다.


로그인 버튼을 아무리 눌러도 화면이 넘어가지 않자, 그는 이 문제가 자신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닐 것이리라 예측한다. 그의 예측이 맞았다. 채용 홈페이지 채팅창, 그리고 36번째 기업 공채 오픈채팅방에 불이 나기 시작한다. 다들 본인처럼 로그인이 안되냐, 36번째 기업 인사팀에 전화했는데 연결이 안된다는 등 수십수백 개의 채팅이 계속해서 올라온다.



36번째 기업은 'ㄱ그룹'에 속한 대기업이니, 그만큼 지원자 수도 많을 터다. 36번째 기업이 모든 지원자들로 하여금 같은 시간에 AI면접을 진행하도록 했으므로, 기한을 넉넉하게 했다면 분산되었을 인파가 한번에 몰린 것이다. 그리고 AI면접 페이지는, 한날한시에 과도하게 몰린 접속량을 감당하지 못하고 터져버렸을 것이다. 로그인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간이 하염없이 간다. 9시에 접속을 시도한 그는 어느새 1시간 넘게 기다리고 있다. 지금 당장 AI 면접을 시작한다 해도, 마감 시간인 11시까지 끝내기 힘들다.


10시 30분이 되어서야, 36번째 기업으로부터 문자가 날아온다. 오류가 발생하여 해결 중에 있으며, 마감 시간을 늘려주겠다는 안내다. 시끌벅적하던 채팅방에서도, 로그인이 되어 AI면접을 진행하고 있다는 이들이 조금씩 보인다. 그는 아직 로그인하지 못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이날 그는 결국 1시가 다 되어서야 AI면접을 시작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AI면접 미응시로 탈락 처리되는 것 아니냐, 공지가 왜 이렇게 늦느냐며 들끓던 채팅방도 응시자가 많아질수록 조용해졌다. 채팅방이 하도 불같이 끓어올라 무슨 일이라도 생기는 것 아닌가 했지만, 그런 일은 없다. 결국 다들 똑같은 취업준비생이구나 생각하는 그다.



AI면접 약 1주일 뒤, 메일이 도착한다. AI면접에 합격했으며, 채용 면접에 참석하라는 메일이다. 그는 AI면접이 형식적인 절차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합격에 별 감흥이 없다. 안내 메일을 보니, 36번째 기업은 17번째 기업과 동일한 방식으로 면접을 진행한다. 하루 만에 실무진 면접과 임원 면접을 모두 진행하며, 본사에 가긴 하지만 면접은 준비된 노트북을 통해 화상으로 진행한다. ㄱ그룹 특성상 실무진과 임원진 면접에 더해, 영어회화 능력을 평가하는 면접도 진행한다. 이 3가지 면접의 순서는, 지원자별로 다르다.


그가 메일로 안내받은 순서는 다음과 같다. 그는 자신의 면접 순서가 일반적이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1) 2차 면접 (임원 면접) : 지원자1 대 면접관3, 화상 면접, 30분 소요

2) 1차 면접 (실무진 면접) : 지원자1 대 면접관3, 화상 면접, 상황분석(PT) 포함, 50분 소요

3) 영어회화 면접 : 지원자1 대 면접관1, 화상 면접, 10분 소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36번째 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