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류탄 2부 (완)

by 하얀 얼굴 학생

사실 수류탄은 일주일? 전쯤부터 조교들이 계속 겁을 줬었다. 뭐 손에 힘이 빠졌는데 공이 치는 소리가 나면 끝이니 안될 것 같은 사람은 미리 손들어라, 5명이 실제 그런 식으로 죽었다 등등... 나도 막 손 들어야하나? 할 정도로 긴장되게 겁을 줬었다. 거기에 더해, 던지러 올라가서 대기하고 있는데 온몸과 땅을 흔드는 폭발음이 들리니 더욱 긴장했다. 터-엉 하는 소리가 울릴 때마다, 수류탄 터진 곳으로부터 흙이 하늘 높이 솟구쳤다. 멀리 있어서 확실하진 않지만, 거의 건물 3~6층 높이 정도까지 흙이 솟구친 것 같았다.


나와 같이 수류탄을 던지는 전우(익명으로 하겠다)도 너무 긴장한 나머지, 실제 수류탄 말고 연습용 수류탄을 던져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조교의 용기를 북돋는 설득에 실제 수류탄을 던지기로 했다. 세열 수류탄 던지는 곳은 절벽 끝에 가슴높이의 벽 두 개가 설치되어 있었다. 각각 조교(대위, 중사)님들에게 지도를 받았다. 너무 긴장해서 수류탄의 생김새나 무게등은 자세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손에 쥐었을 때 느껴지는 느낌이 상당히 차가운 금속성이었다는 것만 기억한다.


어쨌든, 수류탄을 던졌다.

표적 확인 - 수류탄 인계 - 안전클립 제거 (1차 안전장치) - 안전고리 연결 - 안전핀 뽑아 (2차 안전장치) - 하나 둘 셋 으앗 던.져! (수류탄이 손에서 떨어질 때, 연결되어 있는 마지막 3차 안전장치가 풀리면서 약실이 점화된다) - 확인 (수류탄이 잘 던져졌나) - 벽 아래에 몸을 웅크리고 숫자를 센다(조교들이 등을 누른다) - 터-엉!


수류탄이 터지고 나면, 조교들이 몸을 세우고 표적을 다시 보게끔 해준다. 저 아래 보이는 수류탄 던지는 지점은 수류탄이 하도 많이 터져대서 근방이 모조리 새까맣게 되어 있었다. 물인지 무엇인지가 고여있는 조그만 웅덩이도 있는 듯했다. 어쨌든 수류탄을 무사히 잘 던졌다. 나의 공포심과 나약함과 단점들 모두 같이 날아갔을 것이다.



오늘의 한줄 평 : 수류탄 2부작 (완)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1월 28일 화요일 (수류탄 1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