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6일 일요일

가짜 세례

by 하얀 얼굴 학생

간밤에 계속 꿈을 꾸었다. 자세하게는 기억이 안 나지만 무엇인가를 먹는 꿈이었다. 꿈속에서 흐릿하게나마 이게 꿈이라는 것을 인식했던 것 같다. 어쨌든 계~속 먹었다. 그런데 배가 부르지는 않았다. 계속계속 먹었다. 그리고는 깼다.


아침에 일어나서 점호 후 점심까지 개인정비였다. 배식이 너무 환상적이어서 하루종일 배고팠다, 운동도 하고 잡담도 하고 노트에 음식을 몇 개 더 썼다. 점심 먹은 뒤 세례식하러 교회에 갔다. 세례식 전까지의 기억은 자꾸 귀찮게 찬양시키고 지루했다는 것. 그리고! 중간에 들어온 유치원 교사가 이뻤다는 것! 까만 바지에 보라색 코트였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세례식이 끝나고 햄버거 대신 토스트를 받았다. 처음에는 실망했는데 달콤한 땅콩버터에 완전히 반했다. 그리고 몽쉘 6개 상자를 받았다. 소대장이 너무 애걸하게 하나만 달라해서 간신히 표정관리하며 하나 주었다. 소대장에게는 빚이 있기에... 양이 모자랐다. 수료식날 배터지게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는 개인정비 취하다가 저녁먹고 '진짜 사나이' 보고 소감문 쓰고 샤워하고 잤다.



오늘의 한줄 평 : 신교대 마지막 일요일, 더더더더 먹고 싶었던 세례식



(그는 분명 세례를 받았다. 머리에 물방울 뿌리고 세례명도 받았다. 하지만 그는 토스트와 몽쉘에 온 정신이 쏠려있었다. 훈련병 당시 그는 너무 배가 고파서, 토스트와 몽쉘이라면 영혼이라도 맞바꿀 기세였다. 아무리 기억을 되뇌어도, 그는 자신이 받은 세례명이 무엇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아무리 뒤져보아도, 세례명이 적힌 기록은 어디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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