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키트, 커피머신 메뉴얼 등 관련 없어보이는 점(dot)들은, 사실은 하나의 선을 이루기 위한 과정이었나 보다. 사업부장이 그에게 말한다.
사업부장 : 얼굴아
그 : 네!
사업부장 : 처음에 입사했을 때, 노트북 같은 거 누가 챙겨줬니?
그 : T과장, U과장이 챙겨줬습니다!
사업부장 : 회사 게시판에서 본 거는 있니?
그 : ... 없습니다!
사업부장 : 우리 회사 게시판에 '신규 입사자'로 하나 개설해서, 신규 입사자들한테 필요한 것들 메뉴얼 만들어서 게시해봐.
그 : 네!
사업부장 : 우선은... 여기 앉아봐.
그 : 네!
사업부장 : 보자. 처음 들어오면, 노트북이랑 사무비품 받지. 윈도우즈 설치 어떻게 하는지. 윈도우즈 말고도, 카X오톡이나, 회사 메신저 이런 것들 있지? 그런 거 어디서 다운로드 받는지.
그 : 네!
사업부장 : 아 그리고 프린터. 우리 저기 프린터기 어떻게 연결하는지, 프린터 드라이브랑 다.
그 : 네!
사업부장 : 이외에도, 너가 입사한지 얼마 안됬으니까. 처음 들어왔을 때, 아 이런 정보가 있었으면 좋았겠다 싶었던 것들 메뉴얼로 만들어서 게시해도 좋고.
그 : 네!
그는 신규 입사자를 위한 가이드를 만들기 시작한다. 신규 입사자인 그가 신규 입사자 가이드를 만든다는 점이 역설적이긴 했으나, 신입사원인 그는 기쁘게 수행한다. 이것도 다 그의 업무 역량 향상을 위해 도움이 되는 것이겠거니.
1) 신규 입사자 작성 서약서 (메뉴얼 게시, 파일 업로드)
보안서약서 및 계정 생성 신청을 해야 한다.
2) 노트북 설치용 윈도우즈 수령처
사업지원팀에서 불출한다 (당시에는 사업지원팀에서 MS오피스 등 각종 프로그램을 다 설치해 줬다)
3) 프린터(복합기) 드라이버 설치 가이드
4) 회사 복리후생 규정
인사팀이 공지한 내용을, IT사업부용 게시판에 IT양식으로 따로 게시
4) 명함 신청 가이드
5) 근무복 신청 가이드
6) 이외 각종 가이드/메뉴얼
사업부장이 직접 언급한 것들을 1순위로 게시하고, 이후에는 그가 생각해낸 내용들을 게시한다. 어느 정도 틀이 잡혔다 생각될 무렵, 사업부장이 자리에서 그를 다시 부른다.
사업부장 : 얼굴아
그 : 네! (후닥닥)
사업부장 : 그래. 여기 이렇게 게시를 한 거지. 잘했어, 잘했는데. 여기 프린터 드라이버 가이드를 보면, 이걸 읽고서 다시 주소를 쳐서 들어가야 되잖아. 읽는 사람이 그럴 필요가 없게. 여기 아예 링크를 적어. 이 화면만 보고 딱 끝날 수 있도록. 정보를 다 넣어줘. 여기 아래 게시들도. 카X오톡, 회사 업무툴 다 다운로드받는 주소를 게시물에 넣도록해
그 : 알겠습니다!
그는 자리로 돌아와, 다운받아야할 각종 프로그램/업무툴의 다운로드 링크를 게시글에 집어넣기 시작한다. 어떤 의도인지는 알겠으나, 카X오톡을 비롯하여 기초적인 프로그램들까지 일일이 링크를 달아줘야 한다는 사실에 조금 의문이 생기는 그다. 이를 보고 있던 옆자리 U 과장이 한마디 한다.
U 과장 : 뭐야. 카X오톡 다운받는 링크까지 적어줘?
그 : 네. 사업부장님께서 추가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U 과장 : 무슨 유치원생이야?
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