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때는 꿈이 참 많았다.
여러 종류의 꿈들이 있었다.
“대통령이 될래요.” “축구선수가 될래요.”
“성우가 될래요.”
이거 말고도 참 많았는데…
중학생이 되고 나니 내 꿈들이 참 유치하다고 말했지만, 그것은 진심이 아니다.
사실은 난 꿈이 있었다.
단지 포기해서 애써 부정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내 꿈은 이룰 수 없다고 내가 정해버렸다.
그때 당시 나의 꿈은 성우였다.
하지만 가족들은 불가능하다고, 목소리가 타고나야 한다 하면서 포기하라고 했다.
“성우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야.”
“그리고 돈도 많이 들어.”
“그만, 깔끔히 포기해.”
나는 그 말을 듣고 너무 서러웠다.
가족들은 꿈을 말하면 오히려 응원도 해주고 도와주기도 하는데,
왜 우리 가족은 응원보단 포기하라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에게 ‘꿈을 포기하라’는 건 너무 힘들었기에,
나는 펑펑 울면서 말했다.
“내가 고등학생이 되면 아르바이트하면서 학원비 마련해 볼 테니까, 기다려주면 안 될까요? 진짜로 간절해요…”
“아니, 현실적이지 않아. 그리고 돈이 많이 들어.”
가족은 끝내 내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나는 많이 울면서 세상은 나를 싫어한다고 생각했다.
눈물이 그치게 되면서, 눈물은 차갑게 식어가고
차분한 마음으로 모든 걸 다 내려놨다.
“처음으로 하고 싶은 게 생겼는데, 이루고 싶은 게 있는데, 시작도 해보기 전에 포기해야 하다니…”
나는 살아가는 의미를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공부도 안 하고 목적 없이 살아가게 되었다.
그렇게 고등학교에 와서 매일 잠만 자고, 알바만 하며
꿈이 없는 하루를 보내며 살았다.
그런 모습을 봤던 가족들이 나에게 왜 그렇게 사냐며 화를 냈다.
하지만 그 말을 듣고 나도 결국엔 폭발해 버렸다.
“그때 한 번만이라도 도와줄 수 있었잖아요
꿈이 없다고요? 포기하라면서요
당신들이 하지 말라고 했잖아요!
내 처음이자 마지막 꿈들을 포기하라고!
살아가는 의미를 빼앗아간 건, 남도 아닌 가족이잖아요!”
이 말을 하고 나는 집 밖을 나갔었다.
“나는 왜 꿈을 이룰 수 없을까?”
“예술이라는 직업은 현실에서 힘든 것일까?”
이런 생각이 들었고, 동시에 이런 생각도 했다.
“내 꿈을 못 이룬 건 가족 때문이라고?”
아니다. 내 탓이다.
내가 간절했으면 가족 탓을 하지 않았겠지.
모두가 반대했어도 끝까지 했어야지.
꿈은 도망친 게 아니었어.
도망친 건 나였나 봐.
그렇게 한참 동안 생각하고 집에 들어왔는데,
아버지께서 서 계셨다.
아버지는 나를 바라보셨다.
“미안해, 아들. 아빠가 많이 부족하고 돈이 없어서
네가 하고 싶은 걸 못 하게 해서…
해줄 수 있는 말은 ‘미안하다’밖에 없는 것 같아.”
이 말을 듣고 나는 아버지한테 너무 미안해지면서
끝내 눈물이 터져 나왔다.
“괜찮아요. 제 꿈은 제가 스스로 다시 한번 찾아볼게요.
그리고 아까는 정말 잘못했어요.”
아버지는 끝내 고개를 들지 못하셨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스스로 꿈을 찾아볼게요.
그리고 제가 이뤄내 볼게요.
꿈을 이룬다고 꼭 행복한 건 아니잖아요.”
나는 더 이상 가족에게 의지하지 않기로 했다.
“뭐든지 스스로 해보자.”라는 다짐이 생겼다.
그렇게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알바를 했다.
성우 지망생에 꿈은 어느새 불씨가 작아지면서
어느 순간 사라져 버렸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나는 성인이 되었다.
‘자유!’라고 외치며 친구들과 술도 마시고,
담배도 피우기 시작했다.
주긍장창 놀기만 했고, 여러 일을 해왔다.
신발가게에서 일을 했고,
포차에서 주방 서빙도 하고,
분식집에서 김밥도 말았다.
그리고 자격증을 따서
사람을 지키는 라이프가드도 했고,
공사장에서는 목수로 나무도 깎아도 보고,
여행을 자주 가는 여행사 일도 해봤다.
하지만 내가 했던 일들에 큰 관심은 없었다.
그래서 내가 느낀 건,
꿈은 찾기가 너무 어렵다는 거였다.
그렇게 회사를 억지로 다니면서
이렇게 일하는 인생은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었다.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나…”
매일 똑같은 일을 하고 반복적인 하루를 보내면서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한다는 건 너무 답답했다.
내게도 변화가 필요했다.
그러다 살다 보니,
아무도 위로해 주지 않는 힘이 들고 아픈 날이 있었다.
나는 사람을 좋아했기에,
친해지면 나도 모르게 마음을 냉큼 주었다.
그만큼 쉽게 상처도 받았고,
모든 게 내 탓이라고 자책하기도 했다.
“내가 또 실수를 했구나…”
“이번에도 마음을 다 내줬구나…”
그런 생각이 들 때면 괴로워서 잠이 오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이 모든 게 정말 내 잘못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한 번쯤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숨겨왔던 걸
드러내고 싶기 마련이다.
나는 더 이상 나를 탓하지 않기로 했다.
그런 상처들이 있었기에,
나의 상처들을 글로 표현하게 되었고
글쓰기에 흥미가 생겼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서 나는 어렵게 ‘작가’라는 꿈을 찾아냈다.
“이제는 더 이상 놓치지 않을 거야.”
그리고 나는 글을 쓰면서
현실 속에서 나의 미래와 이상을 동시에 볼 수 있었다.
지친 하루를 끝내고 글을 쓸 때마다,
그 시간이 제일 행복했다.
글을 쓰는 순간 느껴지는 건 "자유롭다"라는 감정이었다.
그래서 나는 상상한다.
내가 유명한 작가가 되어 내 책이 세상에 출판되면서
서점에 내 책이 출간되고 베스트셀러가 되는 상상을 한다.
회사 출근이 아닌 작업실에서 글을 쓰는 모습은
그건 나에겐 이상적이면서도 꿈같은 일이다.
물론 아직 꿈을 이루진 못했지만,
오늘도 내일도 글을 쓸 때마다 나는 꿈을 꾼다.
나는 꿈을 찾았고 글을 쓸 때마다 나는 자유로워진다.
언젠가 성공해서 나의 꿈을 세상에 보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