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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멍

by 김지태

기나긴 지친 하루를 끝내고

지인에게 연락이 왔었다

지루한 일상에서

갑작스러운 약속이 생기는 것은

재미있는 일들이다.


장소는 정해졌고

그 공간에서 제일 눈에 띄는 것은

화로대 안에서 장작이 활활 타는 게 인상적이었다.


뭔가 홀린 것처럼 모닥불 앞에 점점 가까이 되었다.

마치 불나방 같은 꼴이었지만 활활 타오르는 불은

마음이 안정되면서 추웠던 몸은 따뜻하게 대펴주고

나는 멍하니 불을 바라봤다.


그동안 힘들었던 생각들이 천천히 내 머리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고 그 생각들은 내 시각으로 바라본 불로 내 잡생각을 태워버렸다.

힘들었던 마음과 생각은 태워버리고 까맣게 재 가 돼버리고 나는 새롭게 한 번 더 태어난다


나는 마음 편히 잠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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