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상상으로 순간을 아름답게 보내기
2020년 코로나가 한창일 때 예민한 아이였던 둘째는 매일 잠이 안 오고 잠이 들려고 하면 무서운 생각이 든다고 했다. 어른들도 갑자기 닥친 변화에 예민해지고 답답해지고 힘들었던 시기. 아이들은 더욱 그렇게 느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잠이 오지 않아 힘들고 걱정이 많은 둘째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주어야 하는지 고민을 많이 했더랬다. 네이버지식창에 '걱정 많은 아이'라고 검색하여 정보도 찾아보았다. 명확한 해답은 없었다. 나열된 정보들만 내 마음과 생각을 더욱 어지럽게 하는 듯했다.
그렇게 며칠 고민하던 나에게 "아이의 마음을 글로 적어보게 하고 서로 대화를 이어가 보면 어떨까"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래 네 고민을 들어줄게. 엄마도 너의 마음을 이해해." 글을 통해 소통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조금이나마 걱정과 근심이 줄어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아이에게 권유해 보았다.
워낙 엄마를 좋아하는 둘째는 엄마와 자기와만 갖게 되는 비밀 노트가 생긴다니 생각보다 더 기뻐했다. 우리는 예쁜 노트를 함께 사러 가고 맛있는 것도 먹고 걸으며 이야기도 나누었다. 오롯이 엄마를 독차지했던 시간이었다. 아이는 그것만으로도 꽤 만족해했다.
그렇게 시작된 우리의 비밀노트. 첫 편지는 아이가 써주었다. 예쁘게 꾸민 표지를 시작으로 아이는 자기 마음을 적어 내려갔다. 걱정거리와 힘든 것들이 가득 적혀있을 줄 알았던 첫 페이지에는 날 향한 사랑의 고백이 잔뜩 쓰여 있었다. 연애편지 받을 때보다 더 큰 감동이 밀려왔다.
그렇게 우리의 비밀노트는 빼곡히 마음을 나누는 공간이 되어갔다. 무엇이 힘든지 그 실체는 아이라서 잘 표현하지는 못했지만 마음을 적어 내려가고 소통하는 시간은 보이지 않는 걱정을 조금씩 지워주었던 것 같다.
"기쁘면 기쁘다. 슬프면 슬프다. 힘들면 힘들다. 고마우면 고맙다. 이렇게 말해요."
아이가 적어준 글은 나에게 오히려 위로가 되고 힐링이 되고 웃음이 되었던 시간이다. 그림으로 그린 큐알코드 안에는 얼마나 넓은 세상이 숨겨져 있을까 웃음 짓게 했다.
어젯밤에는 새 학년을 맞이해 설레고 걱정되는지 오랜만에 잠이 안 온다며 몇 차례 자려고 하다 안되는지 주르륵 눈물을 흘린다. (늘 맞닥뜨리게 되는 어려운 순간들은 지혜롭게 대처해야 한다. 말로만 자야지 가서 누워봐라고 말하고 싶지만 꾹 누른다.)
"설레고 걱정돼서 그러나? 엄마가 다리 마사지 해줄게. " 부드러운 로션을 바른 손으로 종아리와 발을 마사지해 준다. 조용한 음악도 틀어놓고.
그러곤 아이와 나란히 눕는다. 아이가 잠들 수 있게 숨죽여 숨을 쉰다. 몇 차례 하품을 하더니 뒤척뒤척 잠이 들었다. 조용히 아이방을 나와 잠자리에 누워본다. 나는 또 왜 이렇게 잠이 안 오나.
이 생각 저 생각하다 덮어두었던 비밀노트가 생각났다. 새로운 시작을 하는 둘째를 위해 마음을 담아 응원의 글을, 사랑의 고백을 적어줘야겠다 생각했다.
(자녀와 함께 노트를 공유하며 적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기를 추천드려 봅니다. 말로 전할 수 없는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보물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