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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월의고양이 Apr 17. 2024

육십에 카페를 열었다.

음악이 소음이 되는 순간 잡음이 들끓었다

 직은 해프닝이라 생각했다.  래서 낡은 스피커 사진과 함께 인스타에 게시했던 것이다. 조회수와 좋아요 급작스럽게 늘어났다. 이런 글에 이렇게 반응을 한다고? 작은 에피소드라 생각했던 게시글 다양한 댓글들 올라다. 나는 댓글이 어색한 초초보다.



인사를 받는 둥 마는 둥 페로 들어온 그녀는 마당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소리 때문에 딸 공부에 방해가 고 있다고 했다. 초면이다. 홀에는 손님들도 있다. 손님이려니 인사지라 무색해졌다. 옆옆집에 산다고 했다.  옆옆집이라면 그 집주인을 안다. 가끔 차도 같이 마시고 수다도 떠는 사이다. 동안 자기 집 앞이 비워있으니 주차부족하면 이용하라 할 정도로 다정다감하다.  집 이층에 산다고 했다.


우선 사과부터 했다. 음악 때문에 생기는 민원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 카페는 골목 끝에 있. 주주택 사이 마당 자리하고 있 적당히 떨어진 형태로 붙어 있 않다. 마당과 본채, 거의 비슷한 구조의 단독주택들이 골목을 사이에 두고 이어져 있다.


게다가 옆옆집과 우리 집 사이에는 삼층 건물 가로막혀 있다. 건물은 이 년 동안 신축공사 최근에 완되었다.  옆옆집과 우리 집은 공사 때문에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당사자다.  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음, 먼지날림을 견뎌내야 했다.   골목을 막아선 공사차량입구를 막아 버렸고 경계에 심겨있던 눈주목은 누렇게 시름시름 다.  당연히 카페로 오려는 발길도 뚝 끊어졌지만 건물주의 사과는 한 마디도 듣지 못했다. 우리는 만날 때마다 동병상련의 푸념을 하곤 했었다. 

가장 피해가 심했던 내게 민원을 제기하라는 이웃들의 충고있었다. 이웃이 될 건물주와 불편해질 것이 두려워 그냥 참아 냈다. 우리는 비슷했다. 이층 거주자인 그녀도 같이 견뎌냈을 터였다. 그런데 공사 소음도 아닌 카페음악이 방해가 되 공부가 안 된다 하는 것이다. 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들었는데 는 몰랐다.

극도로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잘한 비트 깔린 음악 반복적으로 들리고 있다. 짜증 나게 되어 있다.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으면 더욱 그럴 것이다.


들릴 듯 말 듯 있는 듯 없는 듯 귀 기울여야 리게 줄였. 다운로드하는 프로그램에 따라서는 다른 음량을 가질 수 있다는 댓글도 있었다. 내 경우가 그런 것 같았다. 



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마주친 우리는 서로를 기다렸다는 표정으로 다가갔 다. 는 아직도 카페음악으로 방해를 받는지가 궁금했다. 그녀는 카페 쪽에서 소리 너무 줄여 놓 맘이 편치 않았다고 . 그냥 참고 말 것을 경솔했다며 오히려 사과를 했다.

공무원 시험준비딸이 많이 예민해 있고도 했다. 그랬었구나... 그럴 수 있다.



더 높여도 된다며 거듭 미안해했다. 서로를 배려하고 조심했음을 확인한 우리는 편안한 표정이 되어 헤어졌다. 다만 마당 쪽 음악은 계속 줄여놓기로 결정했다. 또 다른 누군가가 거슬려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다.
ㆍ ㆍㆍ
"음이 한쪽으로 편중되어 들리면 피곤해질 수 있어. 어디서 들리는지 모르게 고르게 들리게 하는 것이 중요해. 그래야 귀가 피로하지 않고 편안하거든..


편은 아끼던 자신의 스피커를 카페에 기꺼이 기부하며 설치까지 주었다. 또 홀 안 이곳저곳으로 옮겨 앉아 소리를 확인하면서 조절했다. 마당에 마당 전체에 소리가 울리도록 45도의 각도로 정중앙을 향하게 세워 두었다.  

안쪽으로 깊숙하게 들여진 스피커는 있는 듯 없는 듯 하지만 소리는 들리게 한다는 것이 포인트라고 했다.

거실 한 켠을 자리하던 그것은 당으로 쫓겨나서는 모진 비바람, 눈보라등 세월을 맞으어지고 해져 버렸다. 무심히 지나다 보니 사방이 쥐 뜯겨 있다. 아쉬운 데로 노끈으로 얼기설기 엮어 놓았다.  모양 본 누군가는 숯과 고추도 메달라는 댓글로 나를 웃게 해 주기도 했다.

옆옆집과의 작은 오해를 미담 삼아 낡은 스피커 사진과 함께 *그램에 게시했다. 이러저러한 일이 있었지만 덕분에 시금 생각하는 계기가 된 것에 감사한다는 글과 함께...

평소 같으 내 게시글의 +* '좋아요'는  한자리 다. 그런데  게시글은 조회수와 좋아요가 마구 늘어나기 시작했다. 밤 사이에 100개 가까이 늘어 난 적도 잇다. 그러다 2000개를 넘기는 시점까지 왔다.


잘 마무리되어  다행이라는 첫 댓글에 감사의 마음을 담은 어색한 대댓을 올렸다. 그러나 그것은 시작이었다. 불쾌하고 언짢은 예의 없는 글들도 제법 되었다. 뭐지? 나는 예민해졌다. 내용을 제대로 읽지도 않고 마구잡이로 글을 올렸다. 길가에 스피커를 설치하고 음악을 크게 틀어 놓는 경우 따윈 밥 말아먹은 동네빌런처럼... 게다가 반말짓거리다.


"그냥 내버려 두면 지나가는 거야." "그런 사람들이 있어." 가족들은 아무 일 아닌냥 넘기라고 했다.

 양한 의견들이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그러나 내가 그 중심에 있다 보니 관점이 정말 달라 보인다.

"내 카페를 와 보기는 했니?"

"내용파악을 좀 하고 글을 쓸래?"   

하고픈 말들이 부글부글 치밀어 올라왔다.


승전결의 '기'만 읽었거나

서론 본론 결론에서 '서론'만으로 추측성 글들이 많았다.

잘 못 했고...

반성했고...

지금은 상황 종료 되었고...


 신경이 쓰이면 삭제해 버리면 그만이다. 그러나 한 편으로 SNS라는 곳을 제대로 실감하고 있다는 흥미도 생겼다. 시작을 한 이상 뒤로 숨고 싶지도 않았다

나도 누군가의 글을 제대로 읽지 않고 미리 짐작하고 판단했던 이 있었다.

스피커, 집중방해, 소음, 큰 음악소리 등의 단어들만 대충 읽는다면 얼마든지 잘못 해석될 수 있.


육십 넘어 카페를 시작하고 작년 말쯤부터 하루하루 일기를 쓰듯 릴스를 규칙적으로 게시했다. 재미있었다. 좋아요의 칭찬은 나를 더 부추겼다. 잘하고 있는 거려니 했다. 그러다 뒤통수를 제대로 얻어맞았다. 가해자는 누군지도 모른다. 계정을 들어가 보니 비공개에 게시글은 없고 팔로잉만 많다.  묻지 마 참견러들인 것 같았다. 사연이야 뭐 그렇다 치지만 몇 자의 글이 흉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메스콤이 아니 내가 겪게 될 줄을 상상이나 해 봤겠나?


  편으론 이렇게 글감이 되고 있으니 이 또한 아이러니하다.

문제의 게시글은 지금은 내리고 없다.


 '음악을 개념 없이 크게 트는 걸 보니 꼰대가 하는 카펜가본데 확 망해버려라!'

라는 댓글을 보고 상심하는 딸아이의 표정은 여기까지가 끝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삭제된 게시글은 어딘가에 흘러다닐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제는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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