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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월의고양이 Sep 08. 2023

육십에 카페를 열었다

용도를 변경하다

우리 주변의 흔하고 다양한 건축물들은 특정한 용도기준에 적용된 건축법이 있다.   쓰임에 맞게 건축되어야 하며 다른  사용을 원한다면 별도로 건축물 용도변경이라는 과정을 진행해야 한다. 그래서 마음대로  증축하거나 건축해서 사용할 수 없으며 일정한 원칙에 따라야 한다.


 살림집이었던 이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부가적인 공사가 필요할 수 있고 그에 따른 절차가 르게 되어 있다.  그러나 아무나 용도변경 신청을 할 수는 없었다.  반드시  건축사를 통해야 한.  검색해 보니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기본적으로 250만 원으로 가격은 형성되어 있는 것 같았다. 처음 만난 건축사는 내 집의 이곳저곳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자신이 해야 할 일이 태산인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기 300을 요구했다. 그 조차도 적게 불렀다고 하였다. 조금 더 신중할 필요가 있었다.  결국 여기저기 알아본 다음 여러 건축사들을 만나 흥정?을  보았다.  만나 볼 때마다 금액은 줄어들었고 200만 원에  합의한 건축사 선택했다. 시에는 100만 원이라는 돈이 절약었다는 것,  착하고 정직한 건축사를 만난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건축사를 선정하 낯선 일을 대신해 줄 누군가가 있다는 것에 안심 됐다. 현장을 방문한 건축사는 요리조리 살펴본 뒤 이곳저곳의 허술함을 지적했다. 히 위태롭게 얹힌 지붕을 보강한 후 행정적인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원칙적이고 전문적인 느낌을 풍기는 그가  믿음직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도 정직한 사람을 좋아하고 신뢰한다.


엉성하고 허술하기 짝이 없는 두 채의 원룸은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 보이지만 실제로는 장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다고 했다.  아무리 이라도 사람의 손길이 닿으면 느리게 퇴색한다. 다가 이런저런 처치 곤란한 잡동사니들 가져다 놓더니 어수선하고 흉흉했다.


 축사 말대로 지붕을 받쳐 줄 기둥이 필요했다. 둥 공사를 위해서 내부구조물을 다 뜯어 내어야 했다. 철거를 하고 나니 마당 가득 폐기물이 쌓였다. 한때는 화장실이었고, 주방이었다. 이젠 쓸모없는 폐기물이 되어 버렸지만..


강철빔은 위풍이 당당했다. 여섯 개의 길고 단단한 강철기둥이 세워지고 천정을 가로지르며 고정되었다. 새로운 뼈대를 얻은 공간은 어제의 빈약함을 털어 내고 당당우뚝 서 있는 듯했다. 이제는 폭우에도 폭설에도 끄떡없다고 말해 주고 있는 듯했다.


빔만 설치되면 바로 될  같던  용도변경 그러지 못했다.  도변경만 기다리고 있던 인테리어 팀은 들대로 하루를 일당으로 고용하는 인부들과 자신들의 사정을 토로했다. 축사는  이렇다 할 확실한 답변은 하지 않고 기다리면 곧 될 것이라는 것이다.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해서 언제 된다는 것인가?


결국 서류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는 건축사의 말을 신뢰하지 못한 내가 시청 전화를 했다. 건축사가 서류를 보냈는데 확인했는가? 공사를 못 하고 있다.  정얘기를 들은  공무원은 신이 잘못도 아니건만 더딘 행정처리 탓에 마음 상한  내 마음을 이해한다고 했다. 담당자의 코로나 출장 메모를 남겨 두으며 답을 바로 드릴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 지원금 지급을 위해 공무원들 교대로 출장 중이라고도 했다.  늦어지는 이유를 알고 답답한 마음은 어느 정도 해소가 되었다. 도대체 건축사는 이러저러한 설명을 왜 해 주지 않는 것일까? 그렇다면 일로 바쁜 공무원을 붙들고 하소연하는 한심한 일은 하지 않았을 텐데...


 다음날  서류를 검토해 보았다며 도 변경에 특별한 문제점이 없으니 서류제출하고 마무리하셔도 되겠다는 답이 왔다. 이 건은 공무원이 확인 못 한 것은 맞았다.  건축사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내 수고에 대한 공감 없이 알았다는 답만 하고 끊었다. 그러나 그 이후로도  감감무소식.. 더딘 진행에 지랄 지랄을 하면 그제야 한 걸음 내딛는 모양새였다. 그렇게   달 가까이 미뤄던 용도변경은 며칠 만에 허무할 정도로 쉽게 리되었다.


알고 보니 우리 집은 이미 근린 생활권이어서 용도를 변경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당공무원조차 왜 이렇게 오래 걸렸는지 의아하다고 했다


런 단순한 행정적인 일을 위해 건축사를 선임해 하고 고액의 수수료가 어가야 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 작은 카페 하나 용도를 바꾸는데 드는 비용과 시간은 큰 건물은 비례되어 처리되는 것일까? 아니면 고가의 비용이라 일사천리로 해결되는 것일까? 이미 건축이 되어 있는 곳이면 안전 점검 후 지시사항준수 유무에 따라 허가를 내주면 될 것 같은데 말이다.    얼마 대단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에 대해 물어본 적도 있다. 그때마다 건축사는 잠깐만요 하면서 깜빡 잊었던 일을 기억하는 듯했다. 어쩌면 내 의뢰건은 더 큰 무언가에 의해 밀려나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당신에게는 하찮은 의뢰건일지라도 난 200만 원이라는 거금이 드는 아주 중요한 일이야.


 결정적으로 마무리는 전적으로 당사자가 직접 나서서  해야 했다.  발생되는 세금납부나 기타 등등... 창구 직원이 알려 주 다음 단계 행정업무를 이미 인지하고 있는 특별한 정보라도 되느냐 이래라저래라 하는 건축사가 얄밉기까지 했다. 웬만한 행정업무는 인터넷으로 충분히 처리 가능할 것임에도 고가의 비용에 비되는 시간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건축사는 추진료만큼은 용도 변경 되던 날 바로 입금을 원했다. 그것도 현금으로.. 간을 끌었으니 죄송하다 뭐 그래서 조금 깎아 주지 않을까 하는 요행 절대로 일어나지 않았다.  좌이체가 되는 순간 무언가 막 손해 본 것 같고 생돈을 떼인 것 같은 기분이 들었.


일 층이라 소방시설을 특별히 할 필요가 없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제는 인테리어에만 집중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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