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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월의고양이 Sep 08. 2023

육십에 카페를 열었다.

작은 공간이라 할지라도

 카페에는 스토리가 있다.
마시러 오지만 마시지만 않는다. 대화를 하고 듣고 사색한다.


감사하게도 방문하시는 고객들은 과하지 않은 인테리어와 마당의 어우러짐을 좋아하신다. 도 덜도 아그저 소박한 작은 마당...  그곳은 과하지 않은 꽃과 나무들을 품고 있다. 연에서 주는 자양분으로 듬성듬성 제 영역에서 욕심을 부리지 않고 공존한다. 애써서 가꿔주지 않아도 사시사철 다른 모습 보여준다.


나는 빨간색을 좋아한다. 검은색도 좋아한다.  빨간 테두리의 픽스된 통창과 검은 징크 외장벽의 조합 좁은 골목을 무심코 걸어가다 훅 마주치게 다. 의도하지는 않았다. 휘어진 골목 끝 자락의 매력이다.  서너 발자국 전에도 보이지 않는다.  당연히 첫 방문에는 의아함과 신기함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뜬금없어서이다.


코로라 팬데믹과 께 들이닥친 불경기 한파 덕분에 각종 우여곡절을 픈초부터 겪어버렸다. 그렇게 나름 단단해진  내 카페는 일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하곤 항상 손님을 맞을 준비가 되어있다. 아주 천천히 늘어 단골들은  감사하게도  꾸준히 찾아와 주신다. 큰 소득은 없어도 재미는 있다.

 

평소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많. 그러나 어설프게 주은 얄팍한 지식은 문가의 손길을 거쳐 완성된 견적서 마주하고는 기가 꺾였다.  뚝딱... 일주일이면 될 줄 알았다. 단계별로 나뉜 인테리어 일정에는 필요한 자재값과 더불어 인권비등 금액이 제시되어 있었 서둘러도 20일은 족히 걸린다고 했다.


허물어져 가는 낡은 건물을 리모델링기 위해서 진행되는 절차들은  리적이었고  당연하게 발생 것들이었다.


허물어져 가는 공간의 낡은 흔적들은 다 들어내고  새것들로 채워 갈 것이다.  상과 현실사이에서  하고 덜어 내는 수학적인 감각 멀티풀 한 센스 필요했다. 근사하게 만들고 싶다.


철거가 끝난 바닥에 구슬을 놓아 보니 한쪽 벽 쪽으로 흘러갔다. 어느 곳에서 굴려도 마찬가지였다.  바닥이 편평하지 않다는 것이다. 원래 있던  바닥을 살려 수도와 하수관을 뚫어 연결한 후 메우고자 했던 계획은 수정되었.  새로운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 의미한다. 작업에 관여한 (남편포함) 이들은 모두 바닥을 다시 고르게 한 후 본 작업을 하자는 쪽으로 생각을 모았다.  료가 놓인 테이블이 기울어는 모습이 상상되었다. 바닥을 다시 깔아야 했다.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더 추가되었다.


주방과 화장실의 위치를 출입구 대각선 구석 쪽으로 이동시켰다.   과정에서 너무 오래 비워두고  지어질 당시 바닥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어 하수관과 정수관 상수관을 찾는데 애를 먹었다. 전문가들조차도 의견들이 분분했다. 갖은 방법을 동원해서야 찾아낼 수 있었다.   개의 관은 비슷한 크기로 이리저리 마구잡이로 놓여 있어 더 애를 먹었다. 모관을 제외하곤 모두 교체되었다. 더 튼튼하고 내구성이 강한 소재들이어서 겨울에도 끄떡없을 것이라고 했다.  세 번의 비를 무사히 견뎌 냈으니 안전은 입증이 된 이다.


레미콘 작업으로 매끈해진 바닥은 단단하게 굳힌 바닥에는 포세린 타일을 깔았다. 색에 비앙카문양이 있는 것으로 선택했다. 무늬가 있는 타일이라 잡티등이 가려질 것이라 생각했던 것은 착각이었다. 조금만 청소를 게을리해도 단박에 티가 났다.  싼 것들은 손이 더 많이 가는 것 같다.

오픈주방은 장단점이 있다.   에스프레소 머신 및, 기기들은 자리만 잘 잡아 두면 카페를 돋보이게 하는 테리어 소품들이 될 수도 있.  제조하는 모습 투명하게 보여 줌으로 객에게는 신뢰를, 작업자에게는 긴장감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지저분한 내부공간이 공개될 수도 있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할 수 있다. 항상 깔끔하고 정돈되어 있어야 한다.  리가 쉬면서도 작업 수해야 한다.


14평면서 사다리꼴 모양 문제였다.  반듯한 네모형이  아니기에 손님의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고 주방은  정형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사다리꼴로 안쪽을 좁게 바깥쪽을 넓게 설계를 함으로써 최대한 홀이 차지하는 공간을 넓게 하도록 해 보았다. 홀에서 보이는 부분은 넓게 하고 설거지 싱크를 구석으로 자리 잡게 하여 지저분한 설거지감등은 보이지 않도록 했다. 장실 뒷 공간이 되는 주방 구석은 작은 창고가 되었다. 특별한 도안이 필요했던 주방은 몇 번의 수정을 거쳐서 완성되었다.

 

 나름 동선을 고려해 작업대 위치를 잡았다.  직렬로 연결해야 하는 머신이나 온수기 빙수기는 정수기와 같이 연결되어야 하므로 수도관과 하수관이 가까워야 한다. 11자형 주방에는 상하수관이 각각 하나씩 별도로 설치되었다.  홀 쪽에는 온수기와 머신을 그라인더와 함께 구성해 보았다. 한 번 설치하면 이동이 쉽지 않기에 신중한 선택이 필요했다.


 과정에서 작업대의 높이 바닥으로부터 70CM여야 하는데 1M로 못 계산이 되었다. 가 작은 내가 작업하기에는 너무 높다.  결국 다 재단하여 온 작업대를 잘라내는 일이 발생했다. 숫자 하나의 실수가 하루 작업을 망쳐 놓은 결과를 초래했다. 이래서 설계사에게 비용을 지불하고 맡기나 보다. 누구를 원망할 수 없다.


홀에서 보이는 주방 벽은 비워 두었다.  작은 카페 대부분에는 부족한 수납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상부 벽면에  설치한다.  을 비워두고 상부장을 설치하지 않으니 수납공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업대 밑을 칸칸이 수납공간을 많이 확보해야 했다.  카페는 수납해야 할 물품들이 아주 많다.  부에서 보이지 않도록 꼭꼭 숨겨 놓았다필요할 때는 쉽게 찾을 수 있어야 한다. 다행스럽게 주택 안에 창고가 있어 그곳에는 계절별 비품들을 저장해 두고 필요할 때마다 가져다 사용하고 있다.


 플러그는 될 수 있는 대로 많이. 카페에서 주로 사용하는 기기 중 머신, 온수기, 제빙기, 빙수기, 냉동 냉장고등은 직렬로 따로 연결해야 한다. 그 외에서 소소하게 사용될 자잘한 전기 제품의 편리성을 고려에 보이지 않는 곳곳에 플러그를 넉넉하게 마련해 두었다. 정말 잘 한 선택이었다.  


전체적으로는 무난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원했다.  홀 전체를 둘러싼 나뭇결의 벽면에는 여백의 미를 생각했다.    개의 크고  작은 창틀을 빨간색 페인트를 칠했더니 액자 같은 효과 난다.  안에는 사계절 시시 때때가 담긴다.  


화장실은  내가 가장 욕심을 부린 공간이다. 바닥은 검정 멋스럽게 조화를 이루는 타곤골드를  깔고  벽면 육각모양의 타일로 멋을 내었다.  에 욕심을 부리다 보니 벽면에 들어갈 타일의 양은 줄여야 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욱 실장의 아이디어로 기하학적으로 무늬를 만들어 주었는데 오히려 전체를 타일로 마감한 것보다는 더 근사해진 이다. 성비 가심비를 다 잡은 곳이 화장실 인테리어다.


욱 실장님은 공간 디자이너다. 그리고 장에서의 작업은 처음이라고 했다. 래서인지 곳곳이  꼼꼼하게 그리고 정성이 가득 들어가 있다. 기교를 부리지 않은 작은 소품들까지 욱 실장의 손길이 다 들어 있다. "사모님, 다 해 드릴게 예.." 화장실 세면대를 보면서 그 아래 하부장을 열면서.. 심지어 핸드타월 박스를 볼 때마다 욱 실장님의 사람 좋은 표정이 생각난다. 하나하나 정성껏 만들던 모습을 내가 다 보았으니까... 지금은 그 업계에선 알아주는  베테랑이 되어 있다.


주방, 홀 그리고 외부 벽까지 징크로 마무리하고 외부크까지 마무리하자 아기자기한 작은 정원과 어우러져 그럴싸한 모습의 카페가 완성되었다.


요즘처럼 독특하고 예쁜 카페들이 넘쳐나는 세상일지라도 나는 내 카페가 젤로 이쁘다. 작아서 좋다.   이게 다예요? 사진만 보면 제법 큰 카페 같아서 기대하고 온 손님들이 실망해서 묻는다. 네, ^^ 이게 다 랍니다.









































 바닥 타일은 이쁘고 좋은 것을 해 주고 벽 면은 반만 두르고 윗면은 페인트를 칠하겠다고 했다.  대표는 자재선택에 대한 기준차이 때문에 생긴  비용부담을  수전과 세면대를 아주 예쁘고 근사한 것으로 하겠다고 했다. 더불어 핸드타월걸이 따위를 수제로 만들어 준다고도 했다. 분히 이해가 되고 결과적으론 좋은 거래였다.


업체와 타협해 가며 작업해 가는 과정은 나쁘지 않다. 긴 작업이지만 그만큼 사람 사는 정을 쌓기에도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업체 젊은 청년들은 열심히 했으나 많이 미숙했다.  젊기에  용납 수 있는 자잘한 시행착오들은 나의 시간적인 여유가 어 주었다.


카페 인테리어의 콘셉트는 운영자에 맞춰져야 할 것 같다. 가장 오래 머무르며 그곳에서 지내는 사람이 누구인가? 바로 나인 것이다. 내가 있어 행복하고 무료하지 않으며 오가는 손님들과의 소통의 창구가 되어 주는 곳이다.  가 있어 행복한 공간이면 고객들도 만족하리라.


내 카페에는 마당이 있다. 그래서 좁지만 답답하지는 않을 것이다.   봄이면 오래 자리를 지켜 온 두 그루의  영산홍이 제 자태를 뽐낸다. 짧은 봄이라는 한계성은 있지만 나는 이 영산홍이 여간 자랑스러운 것이 아니다. 이 두 그루가 뿜어 내는 상징성은 내 카페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한 것 같다.  데크가 그만큼 좁아졌지만 괜찮다.  꽃이 만개하면 지나는 사람들은 발길을 잠시 멈춰 선다. 작은 정원이지만 나는 너무 좋다. 집과 더불어 있는 카페라는 공간과 그에 맞게 소박한 정원의 자리매김...


사실 가장 큰 인테리어는 손님들이라는 것은 오픈하고서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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