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일기

22. 미화팀과 시설팀

by EAST

자회사 소속으로는 경비팀 말고도 미화팀과 시설팀이 있다. 미화팀과 시설팀은 우리 경비팀과는 달리 낮 근무자들이다. 월~금요일 주 5일 근무한다.

미화팀은 짐작하듯 여사님들이 대부분이다. 미화팀장만 남자다. 오전 5시 출근하고 오후 3시 퇴근한다. 조간 근무 때 버스정류장을 보면 여사님들이 많다. 이들 대부분은 미화 여사님이라고 보면 된다. 경비일 하기 전까지 그렇게 많은 여사님들이 일찍부터 버스 기다리고 있는 줄 몰랐다. 덥거나 춥거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항상 같은 시각, 같은 곳에서 일터로 향하는 그분들을 보면 진심 그 부지런함과 한결같음에 경의를 표하게 된다.


미화 여사님들은 본사 사옥을 청소한다. 그중 한 명은 경비실 담당이다. 우리와 제일 친한 여사님이다. 고마운 마음에 간간이 간식거리 등을 드린다. 덕분에 경비실이 깨끗하다. 유일한 남자인 미화팀장은 사옥 외곽을 청소한다. 나무 이파리가 떨어지는 가을이면 고생한다. 치워도 치워도 또 쌓이는 나뭇잎, 나뭇잎을 바라보는 미화반장의 심경은 새벽 제설작업할 때의 경비팀 마음과 똑같으리라. 미화반장은 외곽 청소하다가 시간 나면 경비실 들러 커피 한 잔 하면서 잠시 휴식한다. 그때 이런저런 얘기하느라 경비실이 화기애애하다. 미화여사님 사이에서 홀로 외로웠으리라. 미화반장의 얘기는 끝날 줄 모른다.

공기업 미화팀은 꿈의 직장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정년 보장 되는 데다 일반 아파트라든가 빌딩 청소와 비교해 노동 강도가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할 만큼 크다고. 게다가 이곳은 정년 65세 기본에 촉탁직으로 2년을 더해 최대 67세까지 다닐 수 있어서 더 인기가 많다고 한다.


시설팀은 미화팀과 반대로 남자로만 이루어져 있다. 게다가 젊은 축에 속한다. 대개 30~40대다. 주로 사옥 관리를 하기 때문에 역시 경비팀과 업무가 겹치지는 않는다. 다만 경비팀과 관련된 시설 관리할 때만 간간이 경비실을 들르는 편이라 오가면서 가볍게 인사하는 정도다. 시설팀 소장은 우리 자회사 소속 직원을 총괄 관리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자주 경비실을 방문한다. 총괄소장이기는 하지만 나이가 상대적으로 어려 경비팀을 대하는데 깍듯하다. 성격이 모나지 않고 원만해서 스스럼없이 대하며 농담도 주고받는 사이다. 그런 성격 덕분인지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본사 직원으로 착각할 정도로 본사 직원과도 잘 어울린다. 대단한 친화력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뛰어난 소통 능력 때문에 총괄 소장직을 맡은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해 본다.


자회사 소속 직원은 이렇게 모두 합치면 30여 명이다. 하지만 서로 업무가 다르고, 근무 시간대도 다르다 보니 시간이 많이 흘러도 누군지 제대로 아는 경우가 많지 않다. 게다가 우리는 제복을 입고 있어서 일반 사복으로 갈아입으면 더더욱 모르는 사람이 된다. 전 직원이 함께 하는 시무식, 체육대회, 야유회 등과 같은 연례 단체 행사가 없기 때문인지라 직원과의 유대라든가 혹은 소속감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매번 느끼지만 꽤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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