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도시락
본사에는 구내식당이 있다. 평일 점심, 저녁을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구내식당을 가지 않는다. 한 명은 상황 근무, 다른 한 명은 입초 근무를 서서 혼자 가서 밥을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비복을 입고 먹어야 하는 부담감 때문에 가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닌다. 조간 근무 때는 점심, 석간 근무 때는 저녁으로 도시락을 먹는다.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는 것은 참으로 오랜만이다. 전에 다니던 회사들은 대개 밖에서 사 먹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난감한 것은 도시락 반찬을 무엇으로 쌀까,라는 점이다. 6일 근무에 4일은 도시락을 싸야 하는데, 밑반찬이 항상 고민이었다. 그래서 간편하게 편의점 도시락을 사다 먹곤 했는데, 금방 물려서 며칠 만에 그만두고 말았다. 온라인에서 잔뜩 주문한 컵밥도 오래가지 못했다. 찬장 속에는 미처 먹지 못하고 남은 컵밥이 수북이 쌓여 있다. 이런 고민은 비단 나만의 것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도시락 싸는 게 귀찮아서 편의점 도시락, 컵밥, 김밥, 컵라면 등으로 이어지는 고난의 도시락 순례길을 따르지만 곧 싸 오는 것으로 바뀐다.
그런데 도시락을 싸려면 요리를 해야 한다. 참 번거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내에게 도시락 싸달라고 하기에는 우리들의 출근 시간이 너무나 빠르거나 혹은 늦어서 그럴 수도 없다. 대개 오전 5시면 집을 나서야 하는데, 곤히 자고 있을 아내를 깨워서 반찬 챙겨달라고 하기에는 너무 늙었고 용기 또한 없다. 결국 스스로 반찬을 만들어야 한다. 경비원 초기에는 다들 그렇게 끙끙대며 부엌에서 반찬을 만들었다고들 한다. 하지만 졸린 눈 비비며, 투박한 손으로 간신히 반찬을 만들고 나면 출근하기도 전에 진이 쫙 빠진다. 학생 때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맛있게, 또 예쁘게 반찬을 만들어 주신 아! 오마니(?) 생각이 이때만큼 간절하게 들 때가 없다. 결국 간편하게 해 먹기 좋은 것으로 반찬을 만든다. 햄, 계란 프라이, 두부지짐, 봉지 김이 대표적이다. 그래서 우리 경비원들의 반찬은 대개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간혹 제육볶음이라도 가져오는 날이면 부러움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다. 경비원 생활 2년이 넘었는데도 불구하고 도시락 반찬은 해결하기 힘든 어려운 숙제이다. 당근과 양파 잘게 썰어서 만든 노릇노릇한 엄마표 계란말이가 불현듯 먹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