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불면

시조 일기 16

by EAST

찬바람 불면

기온 뚝 떨어지고 바람 꽤 쌀쌀하니

멀리 늙은 부모 편하신지 근심이네

돈 아깝다 보일러 꺼놓은 냉골 방에서

평생 농사 곱은 손 입김 불어 녹이고

굳이 새 옷 마다하고 낡은 내복만으로

추운 밤 둥글게 웅크린 모습 선하네

버럭 성질내는 자식 앞에 씩 웃으며

별 일 없다, 걱정마라 끝에 미안하단 말

찬바람 소리처럼 우우웅 마음을 할퀴네


※60 다 된 자식, 80 넘은 부모 걱정되서 전화합니다. 그런데 되려 자식 걱정합니다. 이거야 원, 저도 제 자식한테 그러겠지요. 그게 부모맘이겠지요. 그런 줄 알면서도 버럭 화냅니다. 제발, 보일러 따뜻하게 틀고 계시라고. 하지만 뻔합니다. 전기장판만 틀어 놓고 계실 거라는 거.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놓아 드려야겠어요, 한때 유행했던 광고가 떠오릅니다. 이제는 아버님 댁에 기름 좀 잔뜩 들여 놔야겠어요, 라고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추운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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