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captain가얏고
Sep 11. 2024
설렘 두려움 희망 초조함 외에도 기다림은 여러 얼굴을 하고 있다. 카페 사장님의 어여쁜 미소, 운동 후 차 한 잔의 여유가 마냥 좋고 기다려지는 휴일이다. 수영하러 간 짝을 기다리는 한 시간의 기다림은 힐링의 순간이다.
기분 좋은 편안한 기다림은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이 된다. 주말이면 들르는 카페의 다양한 메뉴는 거의 달달한 것으로 아메리카노조차도 달게 느껴진다.
여태껏 카페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바삐 돌아가는 현실에서 아까운 시간을 소비하는 세상 한가로운 사람들로 보였다. 항상 무언가를 하고 있지 않으면 불편한 마음이 든다. 한 가지 일에만 전념하는 것도 성에 차지 않아 멀티로 움직이고 나서야 안도한다.
사정상 휴직을 하고 갑자기 많아진 시간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다. 1년 여의 시간을 어찌 보내야 만족스러울까? 새벽 5시면 어김없이 떠지는 눈이다. 이사하고 멀어진 직장으로 새벽 출근에 생체시계가 맞추어져 있다. 이른 시간에 천변을 운동삼아 걷다가 버스를 타는 일도, 자전거를 타는 행인과 맞닥뜨리는 일도 당분간은 쉼표다.
여태 무엇을 위해 내 젊음과 맞바꾸는 무모한 행동을 했을까? 다시 30대로 돌아간다면 어떤 삶을 살고 싶어 질까? 책장에 '전원생활의 즐거움'이란 제목의 책이 보인다. 언제나 그 자리에서 나를 유혹하며 기다리는데 유독 최근에 눈길이 간다.
나 자신에 집중하고 살아도 버거운데 온갖 고민을 떠안으려 하는 과거의 내가 보인다. 이제야 스스로의 인생에 대해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는 삶을 즐길 줄 아는 여유로운 나를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