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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루터기 Aug 18. 2022

주식 종목 투자로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을까?(1편)


                    

아니. 제가 무어 중국의 그 유명한 의사 편작도 아니고? 사장님과 약속한 오는 6월 말까지 마무리하겠습니다. 이제 모두 현금화했어요. 그간 제가 권유해드린 종목은 모두 수익을 냈습니다. 누적으로 105% 수익입니다. 분양받으신 아파트 중도금 납부기한이 6월 말이라고 하셨잖아요?”     

그건 그런데... 딱 한 번만 더 치고 빠지십시다.”     

그럼 딱 한 번만 더 매매를 하는 것으로 하시지요,”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주택담보부증권)의 부실화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그해 11월 초다. 나는 근무지 이동이 있었다. 서울의 강서지역 점포에서 수도권 신도시에 자리한 곳으로 전보발령을 받은 것이었다. 

    

금융자산 중 투자상품에 조금이라도 발을 담근 투자자들은 어느 누구도 이 글로벌 금융위기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국내 펀드인지 외펀드인지는 의미가 없었다. 주식 종목에 직접 투자했거나 주가지수 상승에 베팅한 상품 가입자는 적게는 20%에서 크게는 60% 내외의 손실을 기록 중이었다. 

     

일부 해외펀드는 손실률이 100%를 넘어서는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고객이 투자한 원금을 몽땅 날려버리고 추가로 현금을 밀어 넣어야 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해외 주식시장에 투자할 때 고객이 투자한 금액을 담보로 투자 대상 국가의 통화로 환전하는 로직이었다. 이른바 선물환 계약을 추가로 약정한 데 따른 참담한 결과였다. 주식시장 투자손실에 더하여 투자국 통화 대비 원화가 절대적 약세로 돌아섬에 따라 환차손이 더해졌기 때문이었다. 일본 투자펀드가 이런 대표적인 사례였다.

      

내가 전임자로부터 새로이 인계받은 포트폴리오의 손실률은 참으로 역대급이었다. 나는 이런 상황에서 나름 나만의 독특한 포트톨리오 전략을 세우고 고객의 설득에 나섰다. 그저 두 손을 놓고 시장이 회복되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었다. 명색이 종합자산관리자로서 직무유기를 했다는 질책을 받기는 싫었다. 그래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입각하여 자산배분 임무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고객이 보유한 포트폴리오의 손실률에 따른 적절한 대책을 제시하고 이의 실행에 들어갔다. 손실률이 30%를 넘어서는 ‘P’는 그대로 보유하여 시장의 반전과 상승에 따른 회복 추이를 지켜보기로 했다. 이에 반해 30% 미만의 손실률을 기록 중인 ‘P’는 그것이 펀드이든 주식 종목이든 과감하게 손절매를 하기로 했다. 그래서 이렇게 마련한 현금으로 그 자산의 반은 파생 결합 증권(els, dls)에 투자하고 나머지 반은 새로이 개별 주식에 투자하기로 했다. 내가 고객에게 새로이 제시한 투자의 패러다임이었다. 

    

이렇게 내가 제시한 P 전략에 대부분의 고객은 흔쾌히 동의를 했다. 이래서 글로벌 증시가 역사적 저점을 찍고 회복세로 돌아서는 국면에서 그동안 입었던 손실을 만회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 나아가 금융위기 이전에 최초 투자한 원금을 넘어 수익을 내고자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라 폭락을 거듭하던 국내외 시장은 드디어 회복세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그래서 내가 고객에게 제시한 새로운 P 전략은 그 위력을 발휘했다. 파생결합증권은 조기 수익상환이란 선순환 구조에 이미 올라탔다. 우량주 위주의 종목 투자도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었다.  

   

내가 최 사장에게 이제껏 권유한 24번의 종목 매매에 모두 성공했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최 사장은 얼마 전 내게 중요한 이야기를 건넸다. 수도권 노른자 땅 위에 분양을 받은 아파트의 중도금 납일 기일이 올해 6월 말이라고 했다. 그래서 이 종목 매매는 그 이전에 정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에게 마지노선을 미리 알렸다. 종목 매매 시한을 못 박은 것이었.   

   

오늘은 벌써 6월 중순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다행히 종목 매매 24번 중 한 번의 실패도 없었다. 매수하는 종목마다 일정한 수익을 내고 빠져나올 수 있었다. 종목당 투자수익은 5% 내지 20% 내외에 이르렀다. 그래서 최 사장은 금융위기의 도래에 따른 자산의 전체 P에서 발생한 평가손과 처분손의 상당 부분을 만회했다.     

 

좀 까칠한 최 사장이지만 나의 자산 배분과 매매 성과에 매우 흡족해했다. 피와 땀이 녹아 있는 귀중한 자산 P가 무시 못할 수준의 손실에 따른 불만이 누적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내가 새로이 제시한 P 전략이 적중하였다. 나는 최 사장에게 오히려 큰 소리를 칠 수 있는 형편으로 반전이 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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