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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루터기 Oct 03. 2022

펀드 투자에 실패하는 이유(2편)

                          

내 제안에 사모님이 선뜻 응하리라는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결국 이후 코스피는 약 2년 만에 2,000포인트를 탈환했다. 만약 1,000포인트 시점에서 송여사가 자신의 여유자금으로 추가 투자에 나섰더라면 적어도 만 2년을 채우기 전에 전체 원금의 회복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예측은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송여사는 2,000포인트 회복 시점을 기다리는데 지친 나

머지 마이너스 20% 언저리에서 펀드를 환매하고야 말았다. 처분손이 확정이 된 것이

었다. 그 이후 송여사는 자산관리자인 나를 더

 이상 찾지 않았다. 

    

이런 송여사와 같은 사례를 나는 무수히 많이 겪었다. 과거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상승과 하락 회복 주기는 대략 4~5년이었다. 지금은 이것이 많이 단축되었다. 2~3년 내지 1.5~2년이 되는 현실도 나는 많이 지켜보았다. 다른 투자자들도

 이 송여사와 투자행태는 별 다를 것이 없었다.

     

보통 투자자들은 코스피 지수가 대부분 역사적 고점을 갱신하는 언저리에서 늦게서야 여유자금으로 한꺼번에 펀드 투자에 나선다.

이른바 상투를 잡는데 너무나 익숙해져 있다.

 

충분히 오른 상태에서 시장에 진입을 한다. 목돈

이 아닌 비교적 소액자금을 나누어 매월 일정액을 정기적으로 불입하는 방식을 적립식이라 한다. 이에 반해 한꺼번에 진입하는 것을 거치식이라 이른다.  

    

주위 투자자들이 20~45%의 수익을 냈노라고 자랑하는 시점은 코스피 사이클상 고점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이 때는 새로이 시장

에 진입할 때가 아니라 이제 수익을 실현하여 시장에서 발을 빼고 일정기간 기다려야 하는 시점이다. 이런 현상을 시장에선 수익증권 자금

의 후행성이라 일컫는다. 이 펀드 자금의 후행성

을 극복해야만 펀드 투자에 성공을 하고 일정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이 보유한 여유자금을 일시에 시장의 고점

에서 쏟아부은 과오를 저지른 다음 기준가를 낮

출 절호의 기회가 왔음에도 대부분의 투자자들

은 이를 애써 외면한다. 기존의 투자자금의 장

기간 계속되는 평가손에 지친 나머지 이른바 물타기에 나서는 펀드 투자자를 나는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다. 개별 종목의 물타기에는 선뜻 나

서는 것과 달리 시장이 충분히 조정을 받은 시

점에서 추가로 펀드 투자에 나서는 것엔 매우 인색하다.   

   

평균 가나 기준가를 낮춘다는 최종적인 목표

에선 별반 다를 것이 없다. 하지만 주식 개별 종목의 추가 매수인 종목 물타기와 인덱스펀

계좌에 추가 투자는 전연 그 성격이 다르다. 아무리 우량 대형주라도 주식 개별 종목은 이

른바 비체계적인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기 때문에 종목 물타기는 선뜻 권유할만

한 투자방식은 결코 아니다.    

  

이에 반해 비체계적인 위험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인덱스 펀드에 추가 투자는 이와 다

르다. 향후 지수가 일정한 수준까지 반등할

경우 투자원금을 회복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

다는 점에서 확연히 다른 것이다.      


아주 단순화해서 예를 들어보기로 하자. 1.000

포인트에서 3.6억을 인덱스펀드에 투자한 고객

이 지수가 반 토막이 난 500포인트에 똑같은 규모의 3.6억을 추가로 투자했다고 가정할 경우 지수가 750포인트 내외로 반등하면 7.2억 수준

의 원금 회복이 충분히 가능하다. 이에 반해 종목 투자를 한 경우엔 비체계적 위험 때문에 이런 

적을 그대로 보여주기를 기대하거나 장담하기

란 쉽지 않다.    

  

아무리 천하의 우량 대형주라도 업황이나 개별

기업 영업실적 부침 등 때문에 주가의 움직임

은 지수와 동일한 궤적을 그리지 않을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개별 종목에 물타기를 해서 지수가 회복되더라도 종목 투자에 따른 원금의 회복이 요원할 수도 있는 것이다. 

    

과거 1.000포인트 수준에서 인덱스펀드에 거치

식으로 진입한 고객들의 그 후 대응 방식은 크게 둘로 나뉘었다. 첫째 유형은 지수 조정 시 추가 투자를 거부하고 평가손의 회복을 기다라다 지친 나머지 손절매를 하고 시장에서 일단 철수를 했다. 결국 20~45%의 수익을 올렸다는 주변인들의 말을 듣고 늦게서야 시장에 진입한 이들은 투자에 성공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이 투자자들은 시장이 또 활황세로 돌아서면 똑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하곤 했다. ‘수익증권 투자의 후행성’을 여전

히 극복하지 못했다.

      

둘째 유형은 천신만고 끝에 오랜 세월을 기다린 결과 투자 원금이 회복되자마자 미련 없이 펀드

를 환매하여 자금을 회수했다. 그럼에도 이 투자

자들은 지난 세월 동안의 잃어버린 기회비용을 즉시 만회하고자 다시 인기가 있다는 펀드에 곧 재진입을 했다. 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서면 이들

도 똑같은 시행착오를 한다는 점에선 첫째 유형

과 다름이 없다. 두 부류 투자자 모두는 지수가 충분히 조정을 받은 시점에서 같은 펀드에 추가

로 투자에 나서지 않는다는 점에선 같은 방식을 고집했다.  

   

그러면 과연 펀드로 투자를 하여 수익을 내는 방법은 어디에도 없는가. 그것은 아니다. 펀드 투자에 성공하여 수익을 얻는 방식은 분명히 있

. 다만 투자자들이 이를 실행에 옮기지 않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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