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녀석들과 첫 만남

첫 만남

by 쿤다우


'매애우, 찍찍, 으애애엥'

공사 중인 불 꺼진 빈집에서 가냘픈, 금방이라도 끊어질 듯하면서도 힘찬 그런 소리가 났다. 평소라면 그냥 운동 가던 차라 그대로 지나쳤을 텐데 그날은 무슨 끌림이 있었던지, 나는 소리 나는 곳에 관심을 주었다. 스마트폰의 라이트로 비춰보니 소리와 함께 아주 작은 움직임이 있었다. 그 작은 움직임은 구멍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지라 보였다 안 보였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뭐지!! 쥐새끼인가?"


나는 집에 있는 남편을 불러서 가보라 했다. 평소라면 나도 그런 일로 부탁할 리가 만무하고 내가 이런 부탁을 하면 남편도 내켜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날은 부탁하는 나도 부탁을 들어주는 남편도 조금 이상했다. 남편은 제법 많은 시간을 들인 후에 쥐새끼라고 하기에는 조금 크고 햄스터 같은 정체불명의 동물을 들고 나왔다. 라이트를 비춰보니 쥐새끼와 햄스터 중간 정도의 형태였는데 목소리가 제법 우렁찼다. 동물에 대해 별 지식, 관심이 없는 우리 부부는 옆집 사람들을 불렀다. 그들은 무슨 일인가 한껏 놀라 뛰쳐나와 그 정체불명의 것을 살펴보더니 새끼 고양이라고 말했다. 나는 후다닥 집으로 들어가 빈 종이 박스와 아이의 옷을 바닥에 깔아주었다.


새끼 고양이의 몰골은 한 마디로 형편없었다. 털은 듬성듬성했고 빛깔은 먼지 때문인지 회색빛에 가까운 흰색이고, 크기는 작았다. 허나 소리는 날카로우면서 강력했다.

"배고파 우는 것 같은데 뭘 줘야 할 것 같아. 혹시 우리가 먹는 우유를 줘도 될까?"

나의 물음에 옆집 여자는 그러라고 했다. 우리 부부에게 그녀는 동물 박사로 느껴졌기에 그녀의 말은 모범답안이라 생각했다. 그녀는 소만 한 강아지를 다섯 마리나 키우고 내가 마당에서 뭔가를 발견하고 소리를 지르면 날아와서 이것저것 해결해 주고 나를 안심시켜 주는 우리 동네 홍반장 같은 이웃이었다. 나는 냉장고에 있는 우유를 그릇에 부어 그 아이 앞에 두었다. 그 아이는 배가 고팠는지 우유를 조금 먹었다.


그 자리에 있던 세 집은 오늘 밤 누구 집에서 이 '뜨거운 감자'를 맡아야 할지 이제 결정을 해야 했다. 먼저 나는 속사포처럼 말했다.

"나는 동물을 무서워한다. 우리 집엔 강아지가 있어서 안 된다."

옆집 여자는 "너도 알잖아 우리 집엔 대형견 5마리가 있어!!"

다른 옆집 여자도 "우리 집에도 대형견 2마리가 그것도 실내에 있어!!'

결국은 마당에서 한 마리의 강아지를 키우는 우리 집이 낙찰 되었다. 마음 같아서는 박스를 마당에 두고 싶었으나 밖에 두면 뱀이 물어갈까 싶어 덮개를 제대로 덮어 거실에서 하룻밤 보살펴 주기로 했다. 나는 혹여 그 아이가 상자 밖으로 나와 나를 당황스럽게 할까 싶어 덮개를 재차 확인했다. 아기 고양이의 쉼 없는 울음은 우리 부부 마음을 편치 않게 해서 우린 자다 내려와서 확인하길 여러 차례 해야만 했다.

20220318_101303.jpg 샤워시킨 후 2일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