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 떼려다 쌍 혹

by 쿤다우

아이의 하얀 옷에 얼룩이 심했다. 그 어린 녀석이 밤새 설사를 했다. 남편은 동물 병원이 문을 열기 기다렸다가 밤새 설사를 심하게 한 녀석을 데리고 동물병원에 갔다. 샤워를 시켜온 아이는 그제야 고양이 태가 났다. 아기 고양이에게 사람이 먹는 우유를 먹이면 절대 안 되는 거였다. 더구나 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차디찬 우유는 더욱 위험한 거였다. 산양유와 함께 젖병 등등 꽤 많은 용품을 안고 들어서는 남편은 살짝 들떠 있었다.

오전이 되자 공사 중인 빈집에 일꾼들이 출근을 했다. 나와 남편은 샤워시킨 새끼 고양이가 들은 박스를 들고 그곳으로 갔다.

"이런 나쁜 인간들아!! 거기에 이렇게 아기 고양이가 있는 것을 너희들 몰랐어? 알았지? 알면서도 인정머리 없게 그렇게 간 거야!!"

뭐 대충 이렇게 따지려고 기세등등하게 그들 앞에 섰다.

세상에나 그들에게는 우리가 데리고 있는 고양이의 다른 형제 3마리가 더 있었다. 하얀 녀석 2마리, 갈색 2마리, 암컷 2, 수컷 2 마리. 사연인즉슨 그 빈집의 작은 구멍에 4남매가 태어났고 어미 고양이는 낳고 바로 도망을 갔는지 하루 있다 도망을 갔는지 여하튼 도망을 가버려 버려졌다는 거다. 태국인들은 불심으로 인해 그런지 특히나 동물을 좋아하고 착한 사람들이 많다. 어제 일 끝날 때 3마리는 구했는데 한 마리는 너무 깊숙한 곳에 들어가 버려서 본인들도 최선을 다해 그 녀석을 꺼내려했지만 날도 어두워지고 해서 그냥 퇴근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들은 너무도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4마리를 다 키우길 권했다.

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아니 이 싸람들이!!! 나는 고양이를 무서워해!”

“저기 봐, 마담 집에 강아지 있구만, 강아지도 키우면서 동물을 무서워한다는 게 말이 돼?”

“저 강아지는 마당에서 키우는 거고 나는 우리 집 강아지도 무서워해, 됐고! 우린 몰라, 니들이 알아서 해!”

나는 이미 몸이 반쯤 집으로 돌아섰는데 50 넘어 갱년기의 변화로 감성 풍만해진 남편은 이미 주저앉아 황홀한 듯 아기들을 보고 있었다. 태국 일꾼들은 나를 물렁물렁하게 보고 타켓으로 정했었는데 한치의 여지도 주지 않는 것을 감지하고 발 빠르게 아기 고양이들에게 빠져 반쯤 넋이 나가 있는 남편으로 재빠르게 타켓을 바꿨다.

“미스터, 어쩌고 저쩌고 고양이가 너무 귀엽지 않니? 니들은 돈도 있으니 키워라, 불쌍하잖아, 주저리, 주저리”

그들의 주문에 제대로 걸려든 남편은 나에게 고양이 눈망울처럼 애절한 눈빛을 보였고 결국 우린 두 마리를 상자에 넣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게 아닌데... 혹 떼려다 쌍 혹을..."


1651572517743.jpg 걸음도 제대로 못 걷던 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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