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117 문경새재의 조령산에서 만나는 여러 계절

따스한 겨울날에 상고대, 눈길 그리고 낙엽길

영상과 영하 기온이 오르내리는 토요일 문경새재의 조령산 다녀왔다. 등산을 시작하면서 상고대를 만나고 능선에서 설산을 걸었다. 조령산 정상에서 마당바위까지의 하산길은 매우 가파른 눈길이었다. 가파른 하산길이 완만해지자 낙엽이 쌓인 등산로를 지난다. 그리고 문경새재길에 도착하니 영상의 기온에 햇살이 비치는 봄산행이 되었다. 하루에 경험할 수 없을 것 같은 여러 계절의 산행이었다. 능선에서의 겨울산행, 하산길에서의 가을산행 그리고 문경새재길의 봄산행은 잊지 못할 하루가 되었다.

소나무

조령산 정상

겨울산행

가을산행

봄산행

제3관문 조령관


100대 명산을 산림청 기준으로 다니는 나로서는 400대 명산인 조령산이 달갑지 않았으나, 블랙야크의 100대 명산이라 금년 첫 산행으로 조령산을 택하고 산악회 버스에 탑승했다.

출발은 행정구역으로 충청북도 괴산인 이화령휴게소로 해발 550미터 수준이다. 정상 1026미터의 절반 이상을 버스가 올라간 셈이다. 이화령에서 시작하는 조령산 산행은 시작부터 편안하다. 완만한 오솔길을 따라 무난한 코스가 이어진다. 양지는 물론 음지도 눈을 구경하기 힘든데 절반쯤 오르니 상고대가 너무 멋진 장관을 선물했다. 기대가 없어서였는지 반가웠고 연신 사진을 찍었다. 나의 등산 속도는 아침햇살이 녹이는 상고대와 경쟁하느라 계속 고도는 올라가지만 상고대가 사라졌다가 생겼다 했다.

조령산 정상 직전의 능선에서부터는 아이젠과 스틱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 겨울 산행은 바람만 안 불면 아이젠과 스틱으로 눈길과 얼음을 지나는 게 오히려 편안하다. 조령산 정산에서 신선암봉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하다가 마당바위 방향으로 하산을 결정했다. 바위를 타기에 준비가 덜 되어있어서 였다. 아뿔싸, 하산하려니 눈으로 보기에 거의 60도 절벽이다. 안전하게 내려갈 수 있을까 갑자기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한참을 망설이다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사실 대안이 없었기에 조심조심 바위 틈틈이 발을 내딛었고 눈과 얼음을 확인하며 한참을 하산했다. 경사가 조금만 적었어도 마음까지 편한 하산길 이었을게다.

조심조심 한참을 내려오니 이제 완만한 평지 하산길이 등장하고 눈과 얼음은 모두 사라졌다. 사진이 없다면 누군가에게 말을 해도 믿지 않을 듯하다. 이제 바짝 마른 낙엽을 밟으며 걷는 걸음은 가을 산행이었다. 졸졸졸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문경새재길에 들어서니 고민이 생긴다. 제3관문을 다녀올 것인가? 아니면 편하게 내려가 파전과 막걸리로 시간을 보낼 것인가?

결국 마침 바로 앞에 보이는 발왕휴게소에서 컵라면과 파전을 주문하고 지역막걸리 한 병 간단히 하고는 제3관문을 다녀오기로 했다. 문경새재길은 제1관문과 제3관문 사이가 6.5km이며 차가 다닐 수 있는 넓고 완만한 도로가 이어져 있다. 완만하여 등산이라는 느낌은 적다.

등산할 때 10km를 넘어가면 발이 걷고 별 생각이 없어진다. 출발 10km가 넘어서는 제2관문을 지나며 아무 말도 없이 고도 650미터의 제3관문인 조령관까지 올랐다. 완만한 등산 후 하산은 올라온 같은 길로 내려가야 했다. 문경새재길에는 과거에 과거시험을 보러 다닌 길이라 관련된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 제2관문 조곡관 그리고 제1관문 주흘관까지 내려와서는 가장 먼저 보이는 정자에 짐을 풀었다. 그리고 물과 간식을 먹으며 제1관문을 나오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아침 4시 반에 일어나 5시 반에 집을 나선 오늘의 산행은 3개 계절을 경험하고 가파른 눈길 하산길이 기억에 남는다. 하루에 20km 그리고 35,000보를 걸으면 힘들다. 조령산 등산으로 서울여행을 대신하며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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