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와 도요타가 꼭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나는 해냈다. 사원이라는 위치에서 국책 과제 접수를 마쳤다.
결과가 어떻든 간에, 나는 끝까지 완주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싶다.
그리고 이번에 다룬 아이템을 기반으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과제에 지원해볼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 배운 것들 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소장님의 한 마디였다.
"도요타처럼 일하지 말고, 현대처럼 일해라."
이 말은 처음 들었을 때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이 와닿았다.
현대차와 도요타의 차이는 단순한 경영 전략의 차원이 아니라, 일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철학적 차이였다.
현대차는 100% 완성된 차를 만들지 않는다.
90%의 완성도로 차량을 출시하고, 이후 AS를 통해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간다.
그렇게 하면서도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고, 고객과의 접점을 유지하면서도 수익을 만들어낸다.
반면 도요타는 100%의 완성도를 목표로 하기에, 완벽한 차가 나오기 전까지는 수익을 내지 못한다.
각각의 방식에는 장단점이 있겠지만, 내가 해야 할 일에는 현대차의 방식이 더 적합했다.
국책 과제는 애초에 "완성된 기술"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없거나 잘 되지 않는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이다.
즉, 처음부터 100%를 목표로 할 수 없는 과제라는 뜻이다.
계획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도 이 점은 더욱 분명해졌다.
완벽함을 목표로 하면 끝이 없다.
계획서는 제출 후에도 수정될 것이고, 과제가 채택되더라도 시행 과정에서 수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처음부터 너무 세부적인 부분까지 100% 완성을 목표로 하면, 오히려 본질을 놓칠 수 있다.
나는 이 점을 염두에 두고, "큰 흐름 → 주안점 → 주요 쟁점" 의 순서로 계획서를 구성했다.
큰 흐름: 가장 중요한 방향성과 핵심 목표를 설정했다.
주안점: 큰 흐름 안에서 꼭 집중해야 할 핵심 요소들을 정리했다.
주요 쟁점: 실행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마주할 문제들을 미리 예상하고, 이에 대한 해결 방향을 정리했다.
이렇게 작성하니 계획서가 군더더기 없이 꽉 차면서도, 너무 디테일에 매몰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일수록 개조식으로 간결하게 정리했다.
나는 이번 과제를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것이 "리듬" 이었다.
끝없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출퇴근 시간을 철저히 지키고, 근무 시간 내에 최대한 집중하는 것.
그렇다고 해서 아무런 전략 없이 시간을 썼던 것은 아니다.
나는 뽀모도로 타이머 를 구매해서 업무 시간을 명확하게 구분했다.
이 덕분에 과제뿐만 아니라, 다른 업무를 하면서도 효율적으로 시간을 활용할 수 있었다.
또한, 퇴근 후에는 아예 다른 일에 몰두했다.
집에서는 자기 전에 잠깐 생각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업무와 동떨어진 생각만 했다.
창의성을 높이는 데 있어, 오히려 이러한 거리두기가 도움이 된다는 걸 이번에 확실히 체감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페어플레이" 였다.
축구선수가 경기 시간 외에 들어와 골을 넣을 수 없듯이,
나는 주어진 업무 시간 내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그래서 퇴근할 때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아침에도 굳이 일찍 출근하지 않았다.
이 방식이 통할까?
통했다. 결국 나는 해냈고, 마감 기한 내에 과제 접수를 완료했다.
나는 이번 성공에 너무 매몰되지 않으려 한다.
이번 경험을 통해 얻은 것들을 "도구" 로 삼아,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활용할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 확신하는 것은, 앞으로도 나는 현대차처럼 일할 것이라는 점이다.
100%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90%의 완성도에서 빠르게 실행하고, 보완해 나가는 방식.
이제, 다음 도전을 준비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