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비가 추적추적 내립니다.
이것은 여름의 종말을 알리는 징조
혹은 곧 낙엽잎을 볼 수 있는
시간의 시발점이라 여겨집니다
밖을 분주히 돌아다니는 이들에겐
이 비가 반갑지 않을 수 있습니다
빗물이 옷을 젖게 하니까요
하지만 집 또는 사무실에서
바닥을 거세게 치는 비의
그 파열음을 듣다 보면
혹은 창문에 맺힌 이슬뒤로
직선의 형태의 무수히 쏟아지는
그 바늘들을 관조하는 순간
어느새 비는 우리의 마음을 젖게 합니다
그 타성에 젖어
누군가는 고요히 차를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고
누군가는 일을 하며 빗소리에 취해
사색에 빠지기도 합니다
육지를 차갑게 해 주고
우리의 마음은 따뜻하게 해주는
비의 역설은
초가을에 진입하는
오늘로부터 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