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 비에 관한 고찰(考察)

by 스물둘의 이야기

오늘은 비가 추적추적 내립니다.

이것은 여름의 종말을 알리는 징조

혹은 곧 낙엽잎을 볼 수 있는

시간의 시발점이라 여겨집니다



밖을 분주히 돌아다니는 이들에겐

이 비가 반갑지 않을 수 있습니다

빗물이 옷을 젖게 하니까요



하지만 집 또는 사무실에서

바닥을 거세게 치는 비의

그 파열음을 듣다 보면


혹은 창문에 맺힌 이슬뒤로

직선의 형태의 무수히 쏟아지는

그 바늘들을 관조하는 순간


어느새 비는 우리의 마음을 젖게 합니다


그 타성에 젖어


누군가는 고요히 차를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고


누군가는 일을 하며 빗소리에 취해

사색에 빠지기도 합니다



육지를 차갑게 해 주고

우리의 마음은 따뜻하게 해주는

비의 역설은


초가을에 진입하는

오늘로부터 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