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태(孕胎)의 순간

by 스물둘의 이야기

영겁의 어둠 속에서
무(無)의 형태로,
칼날 같은 시련의 운명을 기다리는 자.

백합의 내음을 풍기며
새하얀 날개로 나를 안아주는 그 순간,
나는 세상의 빛에 둘러싸여 있었다.

자그마한 아이는
온 힘을 끌어모아
천사를 향해 손을 뻗었다.

둘의 손이 맞닿고,
고귀한 그녀 앞에
고마움의 눈물을 흘렸다.

어떤 시련이 닥치더라도
그녀가 나를 품에 꼭 안아
그 날개로 다 막아줄 것을 알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