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살 손녀
아이들은 잠깐 눈을 붙였다 뜨는 사이에도 훌쩍 자라는 듯하다.
한때만 해도 세상 모든 것이 신기해 눈을 동그랗게 뜨던 손녀는 어느새 내 키 아래까지 자라, “할머니! 할머니!” 하고 부르며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온종일 뛰고 또 뛰어도 지치지 않는지, “놀자. 또 놀자.” 하며 내 옷자락을 잡아당긴다.
얼마 전, 집으로 『우리 문학』 겨울호 신인상 작품집이 도착했다.
“이게 할머니가 쓴 동화야.” 책을 읽어주자, 손녀는 프로필 사진 앞에 오래 머물더니 자기도 책 속에 들어가 살고 싶다고 했다.
“할머니 상 받았어.” 하고 말했더니, 이번에는 자기도 상을 받고 싶다며 작은 입술을 삐죽였다. 하는 수 없이 컴퓨터를 열어 상장 사진을 붙이고 ‘00 시장상’이라 이름을 적어 건네주었더니, 그제야 작은 떼쟁이가 만족한 얼굴로 웃는다.
손녀는 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있다.
작은 구급약통을 들고 “어디 아파요?” 하고 묻는가 하면, 손전등을 청진기처럼 귀에 대보고, 입안을 들여다보는 시늉도 그럴싸하다. 다쳤다고 하면 대일밴드를 뜯지도 않은 채 살짝 갖다 대며 “이제 나아요.” 하고 말한다. 그 모습이 어찌나 진지하고 사랑스러운지, 저절로 웃음이 배어난다. 훗날 누군가의 아픔을 보듬는 의사가 되고 싶다는 마음, 그 기특한 꿈이 어린 가슴속에서 반짝인다.
꿈을 또렷하게 말하는 손녀를 바라보며 나는 생각한다.
아이의 마음에 자리 잡은 꿈이라는 씨앗은, 결국 어느 계절엔가 반드시 꽃을 피우리라고.
요즘 나는 동화 쓰기에 바쁘다.
우리 손녀처럼 꿈 많은 아이들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건네고 싶어, 서툰 손끝으로 이야기를 깎고 다듬는다.
언젠가 아이들이 펼쳐 들 책 속에서 따뜻한 한 줄의 위로가 되어주길 바라며, 나는 오늘도 동화의 문장을 말없이 써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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