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센터
해가 서서히 기울어가던 어느 날, 내게 두 번의 행운이 연달아 찾아왔다.
행운이란 스스로 움직이는 사람에게 머문다는 말이 있다. 돌이켜보면, 기회가 올 때 붙잡을 수 있었던 건 결국 내 몫이었다.
초창기에 쓰던 글들은 지금 다시 보면 덜 익은 풋사과 같다. 용기만 믿고 책을 냈던 날들, 서툴렀지만 뜨거웠던 마음이 남아 있다. 지금의 글 또한 완숙했다고 말할 순 없지만, 익어가는 과정 속에서 또 한 번의 행운이 조용히 내게 다가왔다.
함께 글을 쓰고 배우던 이들이 각자 어디에 작품을 실었는지 모를 때도 많다. 그래도 나는 브런치라는 작은 서재가 있어 다행이다. 언제든 꺼내 보고, 다시 다듬고, 시간이 흐른 뒤에도 되돌아볼 수 있는 내 글의 보관함이 되어 주니까.
이번 기쁨을 혼자 간직하기엔 마음이 벅차 자랑도 했다. 당선된 분들 모두에게 축하의 마음이 전해졌고, 누군가는 진심으로, 또 누군가는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을 묻은 미소로 축하를 건넸다. 선생님들은 나보다 더 기뻐하며 따뜻한 말과 선물을 건네주셨다.
‘우리 문학’ 겨울호 시상식에는 고향 친구 부부와 나의 딸, 사위, 손녀, 언니까지 먼 길을 와 주었다. 누군가는 사진에 정성스러운 댓글을 달아 주었고, 고향 친구들은 “우리 학교에서 문인이 나왔다”며 동창회에서 축하 파티를 하자고 했다. 여행 모임에서는 샴페인 폭죽까지 준비하자며 들떠 있었다. 축하의 말들은 하나하나가 힘이 되었고, 그 진심이 내 마음에 오래 머물렀다.
시상식에서 돌아오는 길, 손에는 꽃다발과 선물이 가득했다. 심지어 현금도 여러 봉투로 받았다. 감사하고도 낯선 감정이 밀려왔다.
문화센터에서 처음 알게 된 언니도 있었다. 허리가 좋지 않아 탁구를 잠시 쉬던 무렵, 그 언니의 추천으로 소도구 필라테스를 시작했고 지금도 함께 다닌다. 어느 아침, 함께 현관문을 들어서는데 언니가 예쁘게 포장된 작은 봉투를 건네며 말했다.
“정인아, 축하해.”
내용이 궁금했지만 수업 끝나고 보려고 가방에 넣어두었다. 오후, 조용한 자리에서 봉투를 열었다. 정성 어린 손글씨 편지와 가지런히 놓인 만 원짜리 열 장 상자 안. 돈의 크기보다, 손으로 하나하나 접어 넣었을 그 마음이 먼저 밀려왔다. 순간 놀랍도록 따뜻한 기운이 가슴까지 스며들었다.
집에 돌아와 남편에게도 보여주고, 그 마음을 오래 간직하고 싶어 상패 옆에 조용히 놓아두었다. 언니의 진정을 흘려보내기에는 아까운 순간이었다.
나는 요즘 글을 쓰는 지금 이 감정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다. 누군가에게 선물을 건넨다는 것은 결국 ‘정성’이라는 마음의 온도를 함께 전하는 일이라는 것도 새삼 깨달았다. 나 또한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전할 때, 그 마음이 손끝까지 닿도록 정성을 담아야겠다고 생각한다.
주위에서 함께 글을 쓰는 사람들 모두가 축하를 전해준다. 그 축하 속에서 기쁨이 커지고, 동시에 글을 쓴다는 책임감도 더해진다.
앞으로도 묵묵히, 내가 가던 길을 깊고 단단하게 걸어가고 싶다.
지인 언니의 정성 어린 선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