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웃음소리

개천

by 정인동화작가 시인

개천 다리 밑에는 꽁꽁 얼어붙은 얼음, 그 사이로 물이 졸졸 흐른다. 어둠이 서서히 내려앉은 개천에서 아이들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아이들은 춥지도 않은지 돌로 얼음을 깨며 깔깔 웃고 있다. 손에는 장갑도 착용하지 않았다. 손이 시리지도 않은 듯하다.

그 모습을 바라보다 문득, 나에게도 저런 때가 있었음을 떠올린다.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놀다 집에 들어가던 날들, 손이 얼어도 아픈 줄 몰랐던 시간들. 세상이 그저 넓고, 오늘 하루가 전부였던 시절이었다.

어린아이의 웃음소리는 묘하게도 듣는 사람의 마음을 풀어놓는다. 어둠이 밀려오는 고요 속에서 천진난만한 웃음이 개천을 가득 채운다. 그 소리는 낯설지 않다. 얼음 사이로 흐르는 냇물 소리와 아이들 웃음소리가 서로 장단을 맞추듯 이어진다.

잠시 발걸음을 멈춘 채 그 소리를 듣고 있다. 어느새 아이들 웃음은 어둠 속으로 조금씩 멀어지고, 개천에는 다시 물 흐르는 소리만 남는다. 하지만 그 웃음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마음 한편에서 오래도록 잔물결처럼 남아, 잊고 지내던 시간을 조용히 흔들어 놓는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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