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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띠또 Sep 25. 2021

심플 라이프

인생이 많이 심플해졌다.

어느 정도 내 길을 정하고, 하루에 할 수 있는 양을 파악하게 되며 간단, 명확해졌다.

호기심이 많고, 낙천적이며 외향적으로 언제나 가능성을 우위에 두는 성향에겐 어느 정도 선을 그어주는 것도 도움된다.


전엔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고 느꼈다.

새로운 것들, 흥미로운 것들로 가득 찬 이 재밌는 세상에서 무언가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모든 것에는 반대급부가 있듯, 항상 새로움을 찾았던 내겐 꾸준함에서 오는 안정감이 많이 부족했다.

이십 대.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많은 것들이 변화하는 시기라 더욱 그랬을 것이다.

멀리서 혼자 지낼 때, 내게 주어진 무한한 가능성이 두려움으로 다가올 때, 그래서 되려 실행이 무서웠을 때.


현재까지 3년이 다 되어가는 시간 동안 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지금은 한 곳에서 쭉 살고 있고, 동생도 함께 산다.

남자 친구와도 가깝다.

가까운 관계가 주는 안정감 덕에 많은 성장이 있었다.

- 전문성, 정신적 성숙, 신체적 건강

가족들, 소수의 친구들과의 만남을 제외하고는 온전히 내게 집중한 시간들이었다.


지금도 별다르지 않다.

아침에 일어나 공부를 하고, 오후에는 요가 수련을 하고, 설거지나 빨래 등의 집안일을 한다.

틈틈이 영양제를 챙겨 먹고, 스투키와 커피 콩나무에 물을 준다.

일기를 쓴다. 있었던 일, 다짐, 기쁜 일, 슬픈 일, 깨달음…

다른 이들의 하루도 살펴보고, 가끔 댓글로 안부를 나눈다.

요리는 하지 않기에 아침은 도시락, 점심은 샐러드나 요거트를 먹는다.

저녁은 동생이나 남자 친구와 맛있게, 정답게 먹는다.

주말에는 느지막이 일어나 점심을 챙겨 먹고 주변 동네로 산책을 간다.

남자 친구와 소소한 대화를 나누고, 단골 카페에서 좋아하는 케이크와 카페라떼를 마신다.

다음 날엔 대청소를 할 때도 있고, 가보고 싶었던 핫플에 가보기도 한다.

영화를 보거나 예능을 보고 깔깔 웃기도 한다.


공부 - 요가 - 일기

집안일

좋아하는 일


심플하게 산다.

특별한 취미나 관심사는 없다.

한 때는 무언가에 깊게 빠져들지 못하는 성향이 맘에 안 들기도 했는데,

생각해보니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내 하루를 가득 채우고 있다.

내 전공.

요가.

일기.

사랑하는 사람들.

어느새 정이 담뿍 든 식물들.

좋아해서 꾸준히 듣는 노래들.


언제나 준비되어 무언가를 할 때를 기다렸었다.

지금은 내게 의미 있는 것들을 하고 있다.

점점 진해지고, 밀도 있어진다.

심플하지만, 깊게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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