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전 글에서 알맹이+포장에 관한 얘기를 하니 더 본격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어졌다.
3n세,
일 잘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오랜 세월 함께하며 두터운 신뢰가 쌓인 반려자가 있고, 전부터 외모에 불만족도 크게 없었다.
그래서인가?
생각해보니 어느 즈음부터 외모에 대한 생각을 아예 안 하더라.
하고 싶은 일을 잘하고 싶단 열망이 너무 컸고, 모든 것을 쏟아부어도 부족했다.
어차피 모든 인간은 노화하니, 내 젊음을 능력치로 대체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내가 어떤 모습이건 변함없는 사람도 곁에 있고.
내심, 조만간 원래(?) 모습으로 돌아갈 거란 생각도 있었고 ㅋㅋㅋ
가던 길만 걷다가, 만나던 사람들만 만나다가 외부로 나왔다. 상대들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처음에 다 알 수는 없으니 겉모습으로 판단했다.
처음에는 그런 시각이 좀 어색하고 한심하게 느꼈다. 이 나이를 먹고도 아직도 외모를 저렇게나 신경 쓴다고…? 싶었다.
그런데 나 역시도 평소에 다니는 모습 그대로가 아니라 전에 꾸민 모습으로 나갔다.
나 역시도 겉모습으로 그 사람들을 판단하게 되더라. 대화를 하면서 역시 겉모습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재확인했지만, 첫인상도 무시할 것은 아니라 느꼈다.
화려하고 멋있게 표현하지만 과하게 부풀린 껍데기를 보기도 했고, 수수하지만 진국인 사람도 봤다. 그들을 보며 휩쓸리기도, 피하기도 했다.
그래, 사교 만남이었으니… 그럴 수도 있지 하며 넘겼다.
최근, 일 관련 만남에서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나간 자리에서 외모에 신경 쓰란 말을 들었다.
내 실력을 보기도 전에, 내 이야기를 듣기도 전에 들은 말이다. 신경 쓸 가치 없는 사람이었지만 그 말은 신경 쓰였다. 모두가 같은 가치를 추구하는 것은 아니니까. 내 생각만 고집할 이유는 없었다.
내 생각은 이렇다.
- 거짓, 과장 없는 내 모습 그대로가 가장 중요하다.
-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도 좋다.
- 그러면서도 더 잘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면 더 좋다.
- 외모에서 답을 찾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게 다는 아닌 것 같다. 잘 가꾼 외모를 가졌지만 그에만 집착하고 나머지는 형편없다면…
그렇다고 알맹이가 실하다고 그것만 고집하다가 기회를 놓친다면…
- 잘 전달하는 것은 누구에게든 무엇을 전달하든 중요하다.
- 외모보다 이미지랄까.
내게는 더 넓은 의미로 다가온다.
* 깔끔한 차림새, 힘 있는 목소리, 부드러운 말투, 밝은 표정, 청량한 향
* 건강하고 바른 생각이 드러나는 말들.
* 모든 것들이 한데 모여서 이미지가 만들어지고,
눈이 어떻네, 코가 어떻네 같은 수준의 외모 평가와는 다른 차원에 있는 가치라 생각한다.
* 내적인 요소들이 바르게 서면 외적인 요소에 흔들릴 일이 없다.
이런 가치관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베스트지만, 세상사 내 맘대로만 되는 것은 아니니…
적어도 생각 없는 말을 들었을 때, 그런 분위기가 만연할 때 콧방귀 뀌고 넘어가고, 휩쓸리지 않을 해답이 스스로에게 필요했다.
이미지를 잘 가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