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치며 배우기
빠듯하게 시험 일정을 잡았다.
화요일은 인천까지 가서 중식 실기를 보고
수요일은 서울 휘경동에서 양식 실기를 보았다.
결과는 모르지만, 시험을 쳐야 준비를 하고 깨닫는 것도 많다.
실기 시험을 몇 번 쳐보니 요령이 생겼다.
일단 시험장 환경에 적응이 되니 여유가 생겼다.
시계를 쳐다볼 여유, 감독관이 다가오는지 살필 수 있는 여유
다른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 볼 수 있는 여유.
이 여유만 가져도 얻을 수 있는 게 많다.
그래서 실기는 경험이 중요하다.
절대 떨거나 당황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나눠준 시험 문제에 모든 답이 있다.
굳이 레시피를 외우지 않아도 문제를 보면 대충 감이 온다.
요구사항만 잘 해석하면, 요리 절차를 알 수 있고
최소한 실격당하지 않을 팁을 얻을 수 있다.
지급 재료는 중요한 힌트다.
처음에는 지급 재료에 전혀 신경 쓸 여유가 없었으나,
지금은 지급 재료를 보고 어느 절차에 무슨 지급 재료를 사용하고
용량은 얼마나 되는지 금방 파악이 된다.
예를 들어 레몬 비네그레트를 만드는데 다 외워갈 것 없이
지급 재료에 올리비 오일, 양파, 마늘, 식초, 레몬, 딜, 소금, 흰 후추를
엮어서 생각하면 된다.
학원을 몇 개월 다녔지만, 시험 보는 요령은 알려주지 않는다.
스스로 터득하고 알아내야 한다.
양식 실기는 사우전드아일랜드드레싱과 해산물샐러드가 나왔는데
총 50분 주어지는데, 위 요령대로 했더니 20분이나 남았다.
다 해놓고 할 일이 없어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당연히 감독관이 올 때는 열심히 하는 척)
다른 사람은 어떻게 하는지 살펴보며 내가 잘 못한 걸 고쳤다.
물론 합격은 별개 문제다.
기술적인 면이나 플레이팅 등은 남보다 섬세하고 잘해야 된다.
분명 많은 연습도 필요하다.
그렇지만, 가지고 있는 실력보다 더 잘 실기에서 잘하는 것은
요령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