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뜨끈하게~
점심 메뉴를 고민하다 날이 흐려 수제비 생각이 났다. 집에 감자는 있는데 애호박, 당근 같은 야채가 없다. 맛도 맛이지만 비주얼에는 두 개가 빠지면 허전하다. 끌 신을 신고 가까운 마트에 가서 수제비에 필요한 것만 시장을 보았다.
옛날 어머님이 해 주시던 수제비가 생각났다. 식구가 많아서 어머니는 반죽을 제법 많이 하고, 주걱 위에 반죽을 올린 다음 젓가락으로 끊어 물에 집어넣었다. 그래서 수제비는 가운데가 배가 부르고 뭉툭했다. 손으로 하나씩 얇게 펴서 일일이 수제비를 만들기에는 양이 너무 많은 것이다. 수제비는 주걱에서 다이빙하듯 국솥으로 들어갔다. 어린 나는 신기하게 쳐다보며 어머니의 요리쇼를 구경했다. 여러 식구를 삼시세끼 먹이려면 손이 빨라야 했다. 어머니는 식사만 챙기는 게 아니라 짬짬이 들일을 나가야 했다. 어려운 살림에 대가족을 챙기는 건 보통 일이 아니었다.
<만드는 법>
1. 밀가루는 소금과 참기름을 넣고 반죽하여 냉장고에 20분 정도 숙성한다.
참기름을 넣으면 손에 덜 달라붙어 수제비 뜰 대 좋다.
2. 감자, 애호박, 당근을 반달 썰기 한다.
3. 큰 멸치는 똥을 따고, 건 새우를 넣어 육수를 만든다. 육수가 우러나오면
면포를 이용하여 찌꺼기는 버리고 맑은 국물을 만든다.
4. 냄비에 육수를 넣고 끓으면 먼저 잘 익지 않는 감자를 넣고, 손으로
반죽을 얇게 펴가며 수제비를 만들어 넣는다. 가끔 수제비가 엉기지 않도록
저어주고 거품은 수저로 걷어낸다.
5. 감자가 어느 정도 익으면 야채(애호박, 당근)와 버섯을 넣는다.
6. 국간장은 1큰술만 넣어 색깔이 너무 진하지 않게 하고, 간은 주로 소금으로
하고, 다진 마늘과 파, 후추를 넣는다.
7. 기호에 따라 청양고추를 넣어 시원한 맛을 낼 수 있고, 맵게 먹고 싶으면
고춧가루등을 넣고 매운 다진 양념을 곁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