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할머니의 공원 예찬
따스한 햇빛이 내리쬐는
오후 공원 벤치에 앉아
떨어지는 단풍을 보며 바람 소리를 감상했다.
눈을 감으니
세상은 고요하고 마음은 평온하고
온몸에 따스함이 올라와 소독이 되는 기분이다.
정적을 깬 것은
마주 보는 벤치에 앉아 있는 할머니였다.
(나는 사실 한참 동안 할머니가 앉아 있었는지도 잘 모르고 있었다.)
"내가 나이가 팔십인데, 병원에 갔더니 신장이 많이 좋아졌다는 거예요.
내가 콩팥이 안 좋아 병원을 다니는데 의사가 보고 놀래더라고.
그동안에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서
그냥 매일 햇볕 좋을 때 공원 벤치에 삼십 분씩 앉아 있은 게 다라고 했지.
그랬더니 의사가 나무 아래 공원에 앉아 있는 게 그렇게 신장에 좋다네..ㅎㅎ"
누구 들으려고 하는 소리는 아니었다.
혼잣말처럼 내가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약간 높은 소리로 말했다.
시선은 내쪽을 응시하고 있어서 나는
"네. 그렇군요."
하고 한마디 대답을 해줬다.
그 뒤로 할머니는 조용하게 앉아 있었고, 나도 조용히 앉아 있었다.
할머니의 간섭이 귀찮지 않은 거 보니
순전히 이게 공원 벤치 효과인가 보다.
늦가을 햇볕 참 따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