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도 살만하네
수 십 년 경험이라지만
올 겨울맞이는 알 수 없이
유난히 두려웠습니다.
막상 겨울이 되고
흰 눈이 화려하게 나를 맞아주고
삭풍이 정신을 맑게 해 주고
추위가 집의 따스함을 느끼게 해 주어
놀란 어린아이가 진정이 된 것처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내 마음이 옹색해진 거구나.
내 안에 두려움이 커진 거구나.
세상사에 피로해진 거구나.
아무도 없는
새벽녘 서쪽에 걸린 둥근달을 보며
어린 가슴을 달래 봅니다.
그리고 살아 있는 동안
나에게 닥칠 모든 것에
조금 더 담담해지길 기도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