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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한적용 Oct 20. 2020

"어느 회사 다니세요?"

2020, 10/19 아침 일기 5분 저널

"어느 회사 다니세요?"


지난 주말, 우리 가족은 저녁식사 초대를 받았다. 

아무래도 해외 살이를 하다 보니 가까운 이웃 한국 가족들을 만나면 언어와 문화적인 공감에 때문인지 그로 인한 편리와 향수를 느끼게 된다. 어구나 아이들이 아직은 영어를 시작하는 단계라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는 데는 아직 어려움이 있다. 그러다 보니 한국 아이들끼리 만나면 자연스럽게 모이게 되고 아이들도 또래이고 학교도 같고 그러다 자주 마주치게 되는 엄마들끼리는 금세 친해지는 계기가 된다. 


기쁜 마음으로 아이들과 아내와 함께 이웃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반갑게 인사를 하고 들어섰다. 같은 콘도임에도 구조들이 약간 차이가 있어서 집 구경도 하고 아이들은 이미 이 집을 방문한 적이 있는 터라 장난감을 찾느라 정신들이 없었다. 그러다 그 집 아버님과 다시 통성명 인사를 했다. 

"저는 xxx 아태본부 xxx입니다." 갑작스러운 그분의 비즈니스 통성명에 조금 당황을 해서, 나도 모르게 "xxxx 다니는 xxx입니다" 이렇게 대답을 해버렸다. 오늘 비즈니스 미팅이 있어 온건 아닌데, 저렇게 인사를 했는지 싶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어떠 분인지 조금은 느낄 수 있었다. 


"저는 주중에는 바빠서 주말에만 집에 있는 거 같아요. 저희 회사는 그런데 그쪽 회사는 학비는 얼마나 지원하나요? 저희 회사는..."

회사에 대한 로열티를 보이는 것?! 그것은 멋진 것이다. 소속감과 그리고 프로페셔널함 아마 비즈니스 미팅으로 만났다면 조금은 더 긍정적으로 이미지를 느꼈을 수도 있다. 이곳 주재원이라고 나와 있는 대다수의 한국 사람들의 전형의 평균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의 솔직한 마음은 그랬다. "이분은 아직도 명함 속에 살고 계시는구나." 

소속감이 내가 곧 회사라는 그런 월급쟁이의 착각이 끝날 때 그 마지막은 그리 달콤하지 못하다.


최근에 읽었던 송숙희 님의 책 '인포프래너' 속 기막힌 표현이 생각났다. 

[통상 남자들은 조그마한 명함으로 드러나는 직업적인 타이틀로 자신을 규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타이틀을 읽게 되었을 때는 인생도 끝난 듯 위축되는 것이다. 하지만 어쩌겠나? 그 명함은 다른 이로부터 받았으니 준 이가 거둬들여도 아무 소리를 못하는 것을....]


우리는 내가 아닌 누구를 위해 일하는 것을 내 것인 양 착각하고 그것이 가장 편리하고 편한 삶이라고 느끼는 것 같다. 그렇게 익숙해지면 편리할 때 자신이 회사인양 착각하고 사장처럼 일한다고 자랑을 한다. 하지만 월급쟁이의 숙명을 깨달을 때 즈음, 배신당한 억울한 민주화 투사 마냥 모든 불만을 회사의 책임처럼 늘어놓는다.

다행히도 나는 이것을 빨리 깨달았다. 정말 사장처럼 아니 사장보다 더 열심히 내가 회사라고 생각하며 일했었다. 그러면 나의 경제력도 좋아질 거라고 믿었다. 그래 너무 순진했다. 이 세상에서는 그냥 열심히만 일하는 사람은 사용하기 좋은 소모품에 불과하다. 그래서 나는 이직도 많이 했고 결국 점점 '그저 더 큰 부잣집에서 일하는 노예'가 될 뿐이었다. 


'우리집 주인님 보다 더 큰 부잣집 노예가 나를 보며 과시한다.' 이게 딱 그날 저녁식사의 유쾌하지 않았던 느낌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우리 아내도 그런 분위기를 느꼈는지, 집에 돌아와서는 여러 가지 느낀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사람들은 다 똑같다. 상대가 의도하던 의도하지 않던 그가 가진 마음가짐만큼 자연스럽게 말과 행동으로 풍겨 난다. 


나는 아직 직장을 다니고 있다. 그저 지금의 직업이 나의 큰 목적을 이루기 위한 소득의 수단으로 나의 노동력을 주어진 임무와 시간에 맞춰서 팔고 있다. 나머지 시간은 나의 가족과 오로지 나를 위한 성장의 시간으로 할애한다. 그래서 이런 나의 생각이 바뀌고 난 뒤 나는 나의 시간이 더욱 소중해졌다. 


가끔 누군가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을 만날 때면 그는 어떻게 자신이 목표를 위해 살아가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서로 공유하며 알차고 유쾌한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그 시간은 더욱 나를 동기 부여하게 만든다. 


"어느 회사를 다니세요?"보다는 "어떤 일을 하세요?"가 진심으로 궁금할 때 쓰는 표현 아닐까? 그리고 그래야 나는 진심으로 대답할 수 있다. "왜냐하면, 앞으로도 나는 나를 위한 일만 할 거니까."







*여러분도 오늘의 다짐과 감사하는 마음을 적어보세요.


오늘의 다짐

1) 추진력은 전략 위에 있어야 한다.  

2) 오늘도 나의 목표를 쓴다. 그래서 나는 휘둘리지 않는다. 

3) '사랑해' 더 자주 말해야 하는 표현 


감사하는 것들

1) 코로나 덕에 밖에 외출 없지만 가족들과 알찬 집 놀이 시간이 주어진 것에 감사

2) 점점 더 자아가 커지는 너희들은 나의 보물이다. 

3) 하지만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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