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벌써 고리타분한 아재가 돼서 그런지, "아이들이 알아서 잘 뛰어다니고 노는데 축구선수시킬 거 아니면 돈까지 들여서 어린 나이에 보내믄 뭐해.."라고 말하고 싶었다. 물론 가정의 평화를 위해 말하지 않는다.
와이프는 시험 삼아 Trial Lesson 했는데, 아이들이 공도 잘 쫓아다니고 운동도 되고 좋아한다고 한다.
"또 하러 갈래?", "응! 또 하고 싶어요." 이 말을 들으니, 안 시킬 수가 없다. 부모 본능인 거 같다.
어제는 처음으로 일찍 퇴근해서 아이들 축구하는 걸 보러 갔다. 아이들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게임하는데, 그러다 딴청도 피고 다른 등치 큰 친구가 소리도 치니 멈칫하고 집에서 노는 만큼 자신감이 없어 위축된 것 같이보였다."
"재재! 아빠 뒤에 있으니까 걱정 말고 열심히 뛰어! 뺏어! 뺏어! 뻥~ 차!"
아, 아빠 본능이 튀어나온다. 그게 뭐라고 다른 아이들보다 잘 차고 골도 넣었으면 하고 밀리느니 미는 아이이길 바란다. 땀을 흠뻑 흘리고 아이들과 집에 오면서, 집중도 않는 아이들에게 말만 코치를 늘어놓으며 결국 그날 저녁 아이들을 데리고 집에서 축구 연습을 한다. 그렇게 나는 아들바보 아빠다.
"아들, 걱정 말고 눈치 보지 말고 하고 싶은데로 열심히 뛰고 놀아라! 아빠는 너희들 뒤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