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를 하고

오해를 주고

by 해피엔딩


저녁을 먹다 문득 아내가 옛이야기 하나를 들려주었다.


취업 준비 때문에 친구와 독서실에서 공부를 했다고 한다. 친한 친구였지만 공부할 때만큼은 서로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서로 자리를 널찍하게 떨어져 앉았다. 쉬는 것도 각자 알아서 쉬다 보니, 독서실을 나올 때쯤에야 다시 친구를 만나곤 했다. 그렇게 각자 공부를 하고 각자 쉬다가 문득, ‘친구는 공부를 잘하고 있다?’싶어 친구 쪽을 살핀 날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친구 역시 나를 살폈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엇갈리며 서로를 바라보았다는 것에 한 번 웃었는데, 황당한 일이 있었다.


같은 독서실을 이용하며 얼굴만 아는 A라는 사람과 우연히 등교버스를 같이 탄 날이었다. 그 사람이 통화하는 것을 듣게 되었는데, “아니, 어떤 젊은것들이 양쪽에서 나를 번갈아 쳐다보고 지X이야, 그래가지고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미래 사회의 주역이 되겠나!”라고 했다고...


친구를 살피려 친구가 있는 쪽을 바라봤고, 친구도 나를 살피려 나를 바라봤는데, 가운데 낀 A는 자기를 살핀다고 오해를 했다. 당장 A에게 가서 “어디 생사람 잡냐고”따지고 싶었지만 그땐 어려서 그러지 못했단다.


아내의 얘기를 들으며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살면서 어떤 사람을 오해하게 했고, 어떤 오해를 했을까. 특히 내가 하는 말이나 행동이 상대방은 내 의도와 다르게 생각하여 오해를 했다면 참 당황스러울 것 같다.


얼마 전 ‘이제는 오해하면 오해한 대로 둔다’라는 책을 본 것 같은데, 오해하는 것이야 그 사람의 몫이고, 나는 상대방이 오해하지 않도록 최대한 적확한 말과 행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을 내 식대로 생각해 오해하지 않아야겠다고도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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