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힘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제3의 방법
우리는 보통 상대방이 어떤 말을 하면 그에 대한 대답을 한다. 적절한 대답을 할 때도 있고 동문서답을 할 때도 있다. 어쨌든 상대의 말에 대꾸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언젠가 어떤 책에서 ‘상대방의 말에 침묵하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특히 침묵은 상대방의 말이 얼토당토않다던지, 내가 원하는 욕구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 쓸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다.
이번주에 상대방 말에 2번의 침묵을 해보았는데, 약간의 정적이 흐른 뒤 내가 원하는 욕구가 이루어지는 방향으로 사건이 흘러갔다.
1. 상담예약
부모님께서 전문 상담을 받아보면 좋을 것 같아 관내 정신건강복지센터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상담을 예약했다. 무료로 진행되는 것이라 예약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로 알고 있었는데, 이상하게 이번주 예약자리가 비어있었다. 서둘러 예약을 하고 센터에 전화하여 예약이 제대로 되었는지 확인하였다. 그런데 돌아온 상담원님의 말씀은 나를 당황시켰는데, “홈페이지 에러로 인해 이번주 상담이 열려 있었다. 그날 방문하시더라도 상담할 의사가 없다. 미안하지만 상담이 어렵겠다.”는 것이었다. 나는 “이미 예약을 했고 부모님께도 말씀을 드려 잔뜩 기대하고 계신데 어떻게 하냐”라고 반문했다. 상담원님은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침묵했다. 그리고 어색한 7,8초의 시간이 흐른 뒤, 상담원님께서 “혹시 의사가 아닌 상담교사가 상담을 해도 되겠는지, 이건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음 주에 바로 상담을 할 수 있다.”라고 했다. 그렇게 상담 날짜를 잡았다.
2. 냉장고 수리
아침에 일어나 아침 준비한다고 냉장고 문을 열었는데 냉동실 음식이 다 녹았다. 냉장실도 한기가 없고 음식 냄새가 나는 것을 보니, 냉장고가 전체적으로 작동을 멈춘 것 같다. 급하게 서비스센터에 연락을 했더니 당장 이번주엔 예약이 모두 잡혀 방문할 수 있는 엔지니어가 없다고 했다. 나는 “냉장고 속 음식이 녹고 있는데 어떻게 다음 주까지 기다리냐”라고 말했지만, 상담원님께서는 나의 안타까운 사정을 이해하지만 어떻게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침묵했다. 10,12초의 어색한 시간이 흐른 뒤, 상담원님께서 “내가 센터에 직접 알아보고 혹시 비는 시간이 있는지 조율해 보고 다시 연락 주겠다.”라는 말씀을 주셨다. 그리고 20분 뒤, “내일 방문이 가능하겠다.”는 답변을 받았고, 1시간 뒤 엔지니어님께 연락이 왔는데, “오늘 오후에 가겠다.”는 말씀을 주셨다. 나는 다음 주에 받을 수리를 당장 오늘 할 수 있게 되었다.
침묵. 어쩌고 저쩌고 따지고 불평하고 사정하는 것보다 때론 훨씬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는 사건이었다. 혹시 글을 읽으시는 독자분께서도 기억했다가 한 번 해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