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농경사회 이전에는 힘센 사람이 옷과 음식을 차지했다. 그러나 인류가 사회를 이루며 살아가면서 그 역할을 돈이 대신하게 되었다. 이제 돈만 있으면 옷과 음식을 마련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런 관점에서 돈은 우리 삶에 필수불가결한 존재다. 허기를 채울 식량도, 외부 환경으로부터 몸을 보호할 옷과 집도 모두 돈을 주고 사야 한다. 결국, 돈이 없으면 생활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돈이 얼마나 필요할까? 단순히 빈곤을 해결할 정도의 돈만으로는 우리의 욕구를 충족하기 어렵다. 미래를 대비해야 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지키며 책임지기 위해 추가적인 자금이 필요하다. 기본적인 생활비뿐만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비용, 부모님을 부양하는 비용, 주택 대출 상환금, 그리고 노후 대비까지 고려해야 한다. 결국, 돈은 단순한 생존을 넘어 더 나은 삶을 위한 필수 요소가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추가로 일하고, 재테크를 하고, 때로는 불법적인 방법까지 동원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선에서, 노동을 통해 추가 소득을 올리는 것은 과연 괜찮을까? 문제는 돈이 갖는 강한 중독성이다. 돈은 술이나 담배처럼 신체적으로 의존성을 유발하지는 않지만, 정신적으로 강한 영향을 미친다. 돈을 벌었을 때의 성취감과 보상의 느낌이 강렬한 도파민 효과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더욱이 돈은 상대적인 가치이기에 같은 금액이라도 비교 대상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1천만 원을 가진 사람은 100만 원을 가진 사람 속에서는 부자이지만, 1억을 가진 사람 속에서는 가난해 보일 수 있다. 이렇게 비교가 지속되면, 1천억을 가진 사람도 1조를 가진 사람을 보면서 ‘더 벌고 싶다’는 욕망을 갖게 된다.
물론 돈을 추구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는 살아가는 데 반드시 돈이 필요하며, 최소한의 생계 유지뿐만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위해서도 돈이 요구된다. 문제는 돈을 버는 과정에서 삶의 목표 자체가 돈이 되어버리는 경우다. 돈을 벌지 않는 시간이 무의미하게 느껴지고, 일을 하지 않으면 불안해지며, 결국 인간관계나 건강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하면 돈 중독에서 벗어나 균형 잡힌 삶을 유지할 수 있을까?
첫째, 돈을 버는 이유를 자주 점검해야 한다. “내가 왜 이렇게까지 돈을 벌려고 하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돈이 목표가 아닌 수단이라는 사실을 자주 상기해야 한다.
둘째, 돈 외의 가치를 찾아야 한다. 취미나 인간관계, 건강 관리 등 돈과 상관없이 삶의 의미를 더할 수 있는 활동을 병행하며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쉬는 시간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 한다. 단순히 쉬는 것이 아니라, 의미 있는 휴식이 필요하다. 또한, 목표 금액을 설정하여 일정 수준 이상의 가외 수입을 추구하는 것을 멈추는 기준을 정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가외 수입이 생기면 그만큼 고정 지출이 늘어날 가능성도 크므로, 수입을 늘리는 것보다 지출을 줄이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노동을 통해 돈을 버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것이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현실이 녹록지 않더라도, 어느 순간 내 삶을 돌아봤을 때 ‘일하는 기계, 돈 버는 기계’처럼 느껴지지 않도록 스스로를 챙기는 노력이 필요하다. 결국, 돈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돈에 휘둘리지 않는 삶이 진정한 경제적 자유를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