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다 우연히 본 영상 속에서 일론 머스크가 말했다.
“진짜 화폐는 시간이다. The real currency is time.”
순간 머리가 멈칫했다. 화폐는 돈이라고만 생각해왔는데, 왜 시간이라고 했을까.
곱씹을수록 그 말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삶을 관통하는 통찰처럼 다가왔다.
우리 모두는 하루 24시간을 똑같이 부여받는다.
그 안에는 생존을 위해 반드시 써야 하는 시간이 있다. 잠을 자고, 밥을 먹고, 화장실에 가고.
이것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하지 않으면 몸이 스스로 요구하며 우리를 밀어붙인다.
또 다른 큰 덩어리는 생계를 위해 쓰는 시간이다. 돈을 벌어야 잠잘 이불도 사고, 먹을 식재료도 사니, 이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결국 남는 건, 정말 내가 원하는 일에 쓸 수 있는 시간이다.
책을 읽거나, 운동을 하거나, 사랑하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
이 여분의 시간이야말로 진짜 부를 가르는 척도가 아닐까.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해야 하는 순간도 물론 있다. 시험 공부나 업무 같은 것들.
그러나 인생 전체로 보면 그런 시간을 최소화하고, ‘살아있다’고 느끼게 하는 시간들을 늘리는 것이야말로 삶의 목적일 것이다.
여가를 잃는 순간 영혼이 갉아먹힌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돌아보니 내가 진정 즐겁게 쓰는 시간은 분명하다.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걸으며 사유하는 시간, 근력 운동으로 몸을 단련하는 시간.
야구 경기를 보며 환호하는 시간, 책 속에서 새로운 생각을 만나는 시간,
앞으로의 일을 구상하며 가능성을 그려보는 시간.
심지어 돈을 버는 과정조차도 나에겐 즐거움일 때가 많다. 생산성을 높이고, 효율을 찾는 순간이 게임처럼 느껴지기도 하니까.
시간이 화폐라는 말은 결국,
“네가 시간을 어디에 쓰느냐가 곧 네가 어떤 삶을 살고 있느냐를 보여준다”는 뜻일 것이다.
돈은 잃어도 다시 벌 수 있지만, 시간은 흘러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진짜 부자는 통장 잔고가 아니라, 하고 싶은 일에 마음껏 시간을 쓰는 사람일지 모른다.
오늘도 나는 묻는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이 시간이, 나의 진짜 화폐를 올바르게 쓰고 있는 순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