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현상황
나는 우리나라를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다면, 표준지향사회이다.
내가 사회학자나 연구자였다면, 이를 논문으로 쓰고 했겠지만, 그렇지 않은 일반인이기에 브런치에 글을 써보자 한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내가 처음으로 쓰는 용어인거 같다.
표준이라고 하면 영어로 Standard, 사전에서는 사물의 정도나 성격 따위를 알기 위한 근거 또는 기준이라고 한다. 근거의 기준이라 할 수 있는데, 우리 사회는 사회 다양한 분야에서 이 표준을 만들고, 그 이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듯이, 어쩌면 패배자라는 듯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즉 표준지향사회는 표준을 정하고 그것을 지향하고 있는 일률적 사회를 뜻한다.
그 분야를 알아보면, 수도 없이 많다.
가장 먼저 동네에도 표준을 정해놨다. 강남3구, 강남4구. 어떤 사람은 반포가 왜 강남이냐고 하는 경우도 있다. 그 밑에는 마용성, 노도강 이런식으로 자치구를 계층화 하고 자기만의 표준을 만든다. 본인이 강남구에 살고 있다면, 강남구 미만 잡이라 여기며, 노원구에 산다면 노도강 미만 잡 이런 식이다. 이는 넓게 신도시까지도 이어지며, 각 동네에서는 자기들만의 기준을 세운다. 몇단지를 표준으로 잡고, 그 바로 옆에 있는 단지는 소형평수가 많니, 초등학교가 머니 하며 무시와 멸시를 하며, 신단지 구단지가 있는 경우는 아이들끼리 놀지도 말라고 말하는 부모들도 있다. 이는 서울만 해당되는 사례는 아니다. 지방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어떤 동네 어떤 아파트를 기준으로 각각의 표준을 잡고, 그 이하는 마찬가지로 무시와 문제가 많다는 시선을 보낸다.
대학교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철저한 순위를 구분하여, 스카이니 서성한이니 인서울이니, 지거국이니 하며 구분을 한다. 이 때 자기들 나름대로의 표준을 정해서, 그 이하 대학은 지잡대라는 둥 국평오라는 등 조롱과 멸시를 나타내는 말들을 쏟아낸다.
직업과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이다. 공기업, 대기업, 전문직 등 표준을 만든다. 그 이후 그 직업 아닌 사람들은 200충, 300충, 00팔이, 여기에 남자 직업 걸러야 되는 뭐뭐, 여자직업 걸러야 되는 뭐뭐 그 종류도 수십가지 어쩌면 수백가지에도 이른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 표준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표준에 대해 비판이라도 하려고 하면, 너가 못해 놓고 왜 그러냐? 그러니 000 소리를 듣는다. 끊임 없는 조롱이 이어진다. 이 외에도 외모, 자동차, 골프실력, 자산, 키, 영어유치원 등 말도 안되는 표준을 만들고, 서로 조롱을 하며 살아가는 사회 같다. 여기에 결혼, 출산 등도 표준이 있다. 몇살 까지 결혼을 해야 되고, 아이는 딸 하나 아들 하나는 있어야 어디가서 비판 받지 않는다.
하지만 위에 예를 든것과 같이 이 표준은 인간의 노력의 범위를 벗어나는 기준을 잡는 것이 문제다. 동네의 표준은 넓게 잡아야 상위 20%에 국한되고, 나머지 80%는 바보를 만들고,
대학교의 경우 상위 10%도 안되어 보인다.
직업의 경우는 더 가혹하여 상위 10%는 될지 모르겠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을까? 어쩌면 산업화의 빠른 성장을 위해, 제품의 성능 보장을 위해 만들었던 표준이 사회 각 분야에 인용 된 것은 아닐까? 아니면, 우리 나라사람들의 기저에 있는 성리학적 전통관에 따라 옳고 그름을 가르고, 옳지 않는 것은 없애려고 하는 사상에서 바탕이 되었을까?
중간만 가도 잘한 것이다. 하위 20%여도 무난 한 것이다. 그리고 그 이하라면, 우리사회가 도와주고 이끌어야 할 사회적 약자일 지도 모른다.
이러한 표준지향사회로 인해, 사회가 병들어 가고 있다. 잘하고 있는 사람도 어느 순간 바보가 되어 있고, 결과에 좌절하여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표준이라고 하는 것은 어쩌면 산업화시대 질 좋은 상품을 만들고자 하는 마음에서 만들어진 것 같다.
이러한 산업화시대의 틀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요즘 조금씩 변해가는 젊은 친구들을 본다. 기술직에 도전하며 기술을 배우고, 새로운 돈벌이로 과거와 같은 일률적인 기준이 아닌 다양한 기준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리고 그 표준지향사회성을 없앨 수 없다면, 그 표준의 범위가 넓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적어도 평균 수준까지, 아니면 상위 60% 정도까지만 간다고 해도 우리나라 사람의 행복은 증대될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