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따뜻한 게 좋아지는 겨울이다. 그래서 이 시가 눈에 들어온다. 시는 술술 읽히면서도 그림이 그려진다. 시인과 동행하고 있다는 착각이 든다.
서리 내린 풀밭에 유독 한 곳만 서리가 녹아 있는 걸 발견하고 그 안에 쥐가 있음을 알아차리는 시인의 관찰이 놀랍다.
어쩌면 시인은 뒷짐 지고 산책이나 하자고 들길을 휘영휘영 걸었을지도 모르겠다. 그곳에서 대단한 발견을 하고 하찮은 미물의 삶에게까지 관여하는 시인은 숭고한 자연주의자가 아닐까.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이리 세심하고 따뜻한 마음을 지닐 수 있을까 싶다.
쥐들이 밤새 추위에 떨며 웅크리고 있는 모양을 떠올리면 나도 자연스레 어릴 적 그때가 그립다. 윗목에 놓아둔 자리끼가 어는 추운 겨울밤 형제들이 서로 바짝 붙어 핫이불 속에서 곤한 잠에 빠져들던 바깥은 칼바람 소리로 난무했지만 서로 몸 기대고 잠들 수 있었던 그때 그 시절의 따뜻했던 겨울밤의 기억이 오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