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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명흔 Apr 02. 2023

봄날같은 책 한 권 요조<눈이 아닌것으로도 읽은 기분>

이 책을 계절에 비유한다면?

 딱. 지금,  요맘 때  책이야.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혼자 자문자답 해본다.


뮤지션 요조의 책 <눈이  아닌 것으로도 읽은 기분> 재미있게 봤다. '재미있게'라는 표현이 너무 식상한가 싶으면서도  무리없는 문장내게 그 표현이 적확 하다고 말해 주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은 가수 요조가 매일 한 권씩 6개월 동안 읽고 쓴 독서 에세이다. 1일1책이라니  참 대단하다.


책  에필로그에서 가져온 문장이다.

"창작의 고통이 아니라 성실의 고통에 괴로웠다."


 잘 알다시피 가수 요조는 책팟캐스트의 진행자이며 책방 무사의 주인장이다. 서평이라기보다는 책에 대한 자유로운 기록이며 거기에  남자친구가 찍은 사진을 곁들여  그러저러한 얘기가  차고 넘친다. 다정다감하다.


어떤 책 얘기는 한두 줄, 또 어떤 책은 노래 가사처럼 달달하고 그리고 또 어떤 책은 편지글 형식에 담아 친근감 있다. 평소 '답다'나 '스럽다'라는 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한데 이상하게도 이글에서는 툭툭 튀어나온다.  이렇게 요조스럽고 파격적이다.  김한민 작가의 <책섬>에 관한 후기다.


"  이 책을 읽고 김한민 작가의 모든 책을 주문했다."


저 책이 얼마나 좋았음 저럴까. 책 얘기를 이렇게도 쓸 수 있네. 재미있네 재밌어. 창작자에겐 세상에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없고 책 얘기 형식도 규정된 거 없으니 앞으로 책 이렇게  써도 되겠어.  역시 솔직 담백함이  정말 요조 다워. 하면서 혹하는 말이 줄줄이 사탕처럼 튀어 나온다. 그래서 나도 이 글을 그냥 맘 가는대로 한번 써보기로 한다.




" 어떤 책은 읽으면 슬퍼요. 어떤 책은 읽으면서 화가 나고요. 어떤 책은 도망치면서 계속 뒤돌아 보는 사람처럼 읽었어요. 눈으로 읽었지만 눈이 아닌 것으로 읽은 기분이었습니다. "


소소하게 읽고 밝히는 소소한 책이야기가 소소하지 않게 다가오는 건 어떤 이유일까.

 그녀가 읽은 책과 내가 읽은 책은 분명 동일한데 그녀느낌과 내 느낌너무도 판이하게 달라서 흥미롭고, 그녀는 읽고 나는 아직 읽지 않은 책도 있어 무릎을 세우고 그녀 앞으로 바짝 당겨  앉는 기분이다. 그런가 하면  책얘기를 하면서도 어쩜 책을  언급하지 않아 더 궁금하게 만드는 묘한 부추김까지  '눈으로 읽고 있지만 눈이 아닌 것으도 읽는 기분' 맞다.


 요조는 시인들이 뽑은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 1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어느 문학방송 인터뷰에서 김사인 시인과 나누는 대화를 들은 적 있다. 시인의 질문내용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그에 대한 그녀의 얘기는 지금도 생생하다.


"시를 읽는다 하지 않고 구경하고 단어를 쇼핑한다 말해요.

막걸릿집 안주는 배추김치보다 열무김치가 음이 더 높아서 막걸리와 화음이 잘 맞아요."


 뮤지션다운 신선한 발상에 그 후부터 그녀를 눈여겨 보게 된 것도 사실이고, 비록 헛걸음 했지먀 제주여행중 책방무사를 찾아가본 적도 있다


최근에 읽은 책중  가볍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책이라고 하고 싶다. 뮤지션 책이니 음으로 말하라 하면 파나 솔 사이음쯤 된다고 할까. 여튼 봄바람처럼 살랑살랑 읽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이런 분들께 권하고 싶다. 책이라 말만 들어도 멀미 나는 분,  노안이어서 글밥 많은 책이 부담스러운 분, 꽃놀이도 가고 싶고 책 읽기도 포기하고 싶지 않은 분, 요즘 어떻게 하면 사진을 잘 찍을까 고민하는 분..., 들이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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