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메모: 잊고 지냈던 친구의 전화를 받았다. 무심하게 살아온 시간만큼 나는 그녀를 까마득하게 잊어버렸다. 학교 때 친했던 친구들 중 한 명인 듯한데. 세월이 흘러 중후한 아줌마가 소녀적 친구를 떠올리며 나를 찾아 준 것이 가슴 설레고 고마운 일임에는 틀림없는데, 나는 정확히 그 친구가 누군지 기억해 내지 못하는 미안함이 컸다.
내 기억을 돕느라 열심히 지나간 추억들을 들춰내는데도 도무지 그녀가 누군지 선뜻 말해주지 못했다. 미안해하다가 떠오르는 이름 하나, 마치 헝클어진 퍼즐조각의 아귀가 맞아떨어지듯 그녀가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양갈래머리에 친구들 간에 의리 있고 터프했던 친구 ㅇㅇ였다니,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름이 그녀의 모든 것을 내 앞으로 불러다 논 셈이다.오래전에 쓴 신데 몇 군데를 손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