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다. 핸드폰 알람을 끄고 일어나 눈두덩에 붙은 잠을 찬물 세수로 털어내고 주섬주섬 운동복 챙겨 입고 나가 숲 속 데크길을 한 시간 걷고 들어오면 큰 애가 출근하고 현관문 열고 나가는 큰 애의 뒤통수에 대고 잘 다녀오라 하고, 미지근한 물세례를 받고 나와 깔깔한 입맛으로 아침을 대충 먹고, 오늘 할 일을 확인하고, 신문을 펼치고...,
하루를 여는 나의 루틴이다. 놀랄 일도 아닌데 놀란다. 어쩜, 어제와 똑같을까. 판에 박힌 그림퍼즐이다. 오늘 아침 산책 길의 표정도 어제와 별반 다른 게 없다. 어제와 같은 속도로 걷고, 어제 스쳐 지나갔던 사람들을 오늘도 만나고 어제처럼 산책로엔 잎이 지고 있고, 몸이 기억하는 회로에 따라 돌아가는 전혀 새롭거나 특별할 것 없는 일상들. 달라진 게 있다. 눈 뜨면 하루가 휘리릭 지나 벌써 10월이다. 10월을 인디언 어느 부족은 나뭇잎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큰 밤을 따는 달이라고 했던가.글쓰기, 독서도 안 하고도 무에 그리 바쁜지다람쥐 쳇바퀴 돌며맞은 10월, 부디 내일을향한회복탄력성을찾아가길 바라며이 문장을 옮겨 적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