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가사란 구체적이면서도 구체적이지 않은 가사라고 생각합니다.(.... ) 노래를 듣는 이가 머릿속에 그림을 그려나갈 수 있도록 충분히 구체적이되, 사람마다 각기 다른 그림을 상상할 수 있도록 적당히 여백이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 타인의 이야기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내 이야기로 확장될 수 있는가, 하나의 이야기로 끝나는 게 아니라 또 다른 이야기로 이어질 수 있는 가사를 쓰기 위해 노력합니다."(69~70쪽)
윤종신 산문집 <계절은 너에게 배웠어>에 있는 내용이다. 가수의 산문집은 처음 접한다. 이 책은 윤종신이 2010년부터 매달 한 번씩 (월간 윤종신)에 가사를 쓰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마음이었는지를 엿볼 수 있다.
그는 한 달에 한 번 노래 한 곡을 발표한다. 그의 곡중 '고요', '오르막길'를 개인적으로 즐겨 듣곤 한다. 대학에서 국문 학을 전공한 그의 창작욕과 성실성에 놀라고 대단히 열정적인 뮤지션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에 실린 축약된 가사는 맬로디가 빠지니 시 같기도 하고 가사만 따로 음미할 수 있어 색다른 맛도 있다.
책에는 노래 가사에 얽힌 얘기, 사랑과 이별,가족과 일상, 등 창작자로서의 솔직한 생각들이 읽힌다. 영화감독은 영화로 소설가는 소설로, 화가는 미술작품으로 여운과 질문을 남게 하는 게 좋은 작품이듯 뮤지션 윤종신은 노래로 사랑과 삶을 이야기하는 사람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