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위에서 우리를 내려다본다면, 세상은 땀 흘리고 지치고 바쁘게 뛰어다니는 사람들로, 그리고 그들을 놓친 영혼들로 가득 차 보일 거예요. 영혼은 주인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큰 혼란이 벌어져요. 영혼은 머리를 잃고, 사람은 마음을 가질 수 없는 거죠. 영혼들은 그래도 자기가 주인을 잃었다는 걸 알지만, 사람들은 보통 영혼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조차 모릅니다"
소설가 올가 토카르축이 글을 쓰고 연필 그림이 빼어난 요안나 콘세이요가 그린 폴란드 출신의 두 작가의 그림책 <잃어버린 영혼>에 나오는 말이다.
문장도 좋지만 요안나 콘세이요의 그림 또한 금방이라도 연필의 흑연 향이 물큰하게 올라올 것 같고 책장을 넘기는 손 끝에 흑연이 까맣게 묻어 나올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