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아가를 품었다

할머니가 된다

by megameg


딸이 아가를 가졌다.

귀여워라!


콩알만 하던 아가가 손바닥만 해지더니 이젠 제법 뼈가 자라고 근육이 붙어서 활발하게 움직인다.

6개월 접어들었단다. 22주라던가.


일한다고 병원도 한 번을 같이 못 갔었는데 휴무 날과 맞아서 따라갈 수 있어서 얼마나 좋던지.

귀요미 리보를 보러 갔다.


아직도 내 눈엔 어른으로 안 보이는 딸이 아가를 품고 있는 성인이다. 그게 더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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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늘 머릿속으로 '아! ㅇㅇ이는 성인이지!? 성인이야.' 하며 계속 되뇐다.

아니면 난 잔소리를 하게 되고 괜히 참견을 하게 될 테니 말이다.

크게 잔소리할 것도 없는데 걱정의 말들을 늘어놓게 될까 봐 조심하려 한다.

(기도를 해야지 왜 걱정하는 건지 참내!!)


자식이 어른이 됐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걱정의 말들은 늘 머릿속을 채우고 있다.

말로 하면 싫어할 것을 알면서 한 번은 하게 된다. 그래서 딱 한 번만 하려고 애쓴다.


때론 걱정의 말을 하기 전에 '이러면 어때?!, 저러면 어때?!' 하고 미리 묻는다.


관계에 조금의 금이 가는 게 싫어서다.

뭐 엄마와 자녀 사이에 그런 거로 금이 가겠냐만 그래도 조심하려고 한다.

'참아야 하느니 참아야 하느니~'

이렇게 '참는 마음'을 아이들이 알까?!

얼마나 힘든지?!

때론 그 '참아내는 마음'이 외롭기도, 쓸쓸하기도 하지만 그렇더라도 참아내야 한다.


그러면 딸은 조곤조곤 이야기해 준다.

엄마가 걱정할 것 같으면 자기의 심정을, 자기의 상황을 알려주며 내 궁금증을, 내 걱정들을 없앨 수 있도록 도우려는 마음이 보인다.

서로 마음 다치지 않게 하려는 노력이라 생각한다. 엄마가 안심하도록..

그래도 걱정되는 마음이 아주 없어지지는 않지만 믿고 맡겨 둘 수밖에...


아이들은 워낙 자기 주도적인 성향이라 언제나 부모의 의견을 묻고 조언도 잘 받아들이며 척척 자기 일을 해나간다.

여보도 본인이 잔소리 듣는 거 싫어하니 아이들에게도 잔소리하지 않는다.

그러니 아이들이 나름의 큰 일을 시작하거나 힘들면 고민을 털어놓으며 아빠에게 조언을 구한다. 같이 이야기하며 솔루션을 찾아낸다.

나랑은 다른 세 사람이 꿍짝이 잘 맞는다.

그래서 보기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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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리보는 건강해서 태중에서도 무지 바쁘단다. 태동을 많이 하나보다.

귀여워라~


딸의 불러오는 배를 보면 실감이 날만도 한데 왜 나는 아직도 깊이 실감이 안되는지 모르겠다.

딸이 아직 어리게만 보여서 인가?!


딸은 산후조리원도 예약해 두었고, 오늘 같이 다니며 산후도우미도 미리 알아봤다. 전화로 상담해도 될 테지만 나랑 나온 김에 상담하러 갔다.


내가 해 줄 수도 있지만, 일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그만 두기도 그렇고, 허리도 안 좋아서 선뜻 나서지 못하는 내가 너무 이기적인가 싶기도 해서 미안했다.


딸은 '엄만 가끔 와서 이뻐하기만 해~ 일로 하면 너무 힘들 거야~'라고 말한다.

그렇게 말해줘서 너무 고마웠다.

근데 내 마음은 편치 않다.


여보도 '당신도 혼자 했는데 뭐~ 어른이야~ 다 알아서 잘할 거야'라고 말한다.


맞아 맞아~ 요즘은 정보도 넘쳐나고 야무진 아이니까 잘할 테지.

알지만 내 마음은 편치 않다.


잘할 테지.

아가는, 도움은 받더라도 부모인 너희가 키우면 좋겠다.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는 엄마 아빠가 키우는 게 맞지. 커가는 그 이쁜 모습을 한 순간도 놓치지 말고 다 눈에 가슴에 담길 바란다.

알지?!


귀한 태중의 리보! 잘 키워서 건강하게 세상에 내보내고, 나온 아가도 잘 키워내길 바란다.


사랑하는 딸가족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하나님의 평안과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복이 가득 넘치길, 또 받은 복 다 누리며 나누며 살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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