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좀 잘하고 싶다.

대화의 기술이 필요해

by megameg

말을 좀 잘하고 싶다.


아~ 난 왜 언제나 말을 잘 못해서 곤욕을 치르는지 모르겠다.

좋게 이야기를 꺼내 시작은 하는데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 같으면 훅 올라와서

멍해지고 말문이 막힌다.

조곤조곤 말을 알아듣게 한다고 하는데 너무 직설적으로 해서 그런가?!

돌려 말하기는 너무 어렵다.


어떤 이는 좀 듣기 언짢은 말을 들으면 바로 그 순간 쏘아붙여서 자기 화를 풀기도 한다. 언제나 화가 나 있는 사람처럼, 화를 낼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처럼 말을 해서 어쨌든 자기 맘은 풀어버린다. 뭐~그렇게 까지는 아니어도 내 생각을 그 순간 바로!, 제대로 말해서 내 마음이 상하지 않을 수 있으면 좋겠다.


며칠 전, 관공서에 문의할 것이 있어서 통화를 했다. 내가 뭘 물어보면 "하아~ 하아~" 하면서 한숨을 쉬고 대답을 했다. 두 번 통화했는데 처음엔 그냥 넘겼다. 왜 그러지?! 두 번째 또 그래서 너무 짜증 났다. 자기는 늘 전화를 받아서 귀찮기도 하겠지만 통화 중에 그러면 안 되지 않을까?! 내가 한심한가?! 싶기도 하고 모르니까 묻는 건데 그렇게 한숨까지 쉬면서 대답할 일인가?! 통화 녹음 되는 거 아닌가?! 그럼 그렇게 답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 받는 자기네도 조심해야 되는 거 아닌가?! 별의별 생각을 다 하며 속상해하고 있었다.

가 속상해 하니 여보는 "말을 해서 조심하게 만들어야지~ 왜 혼자 짜증내고 있어~" 그런다.

에이~~ 나도 녹음해 둘걸!!!


또 어느 날은

같이 운동하는 K 씨는 50대 중반. 막내 동생뻘이다. 여보랑 형, 동생하고, 내게도 형수라고 하며 잘 지낸다. 일찍 결혼을 해서 자녀를 다 여의고 이미 50대 초반에 할아버지가 된 분이다.

평소에도 보면 그 이도 나처럼 말을 잘하지는 못하는 분인 듯하다.

자기를 타박한다고 느꼈는지 경상도 양반 아니랄까 봐 욱하면서 소리를 높였다.

대 낮에 반주를 해서 업 되서 그런가?!


‘아~ 이게 아닌데~~’ 한 타임 쉬었다.


그 이도 막말하는 사람은 아니라는 건 잘 안다.

그런데 여성을 이야기하면서 자꾸 차별적인 언어를 사용하거나 ‘여자는 이런 거 아닌가!!’라고

말하는 것이 듣기 싫어서 말을 꺼냈던 거였다.

그런 고정관념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걸 보면 속상하다.


내가 어디 가서 ‘누가 이렇게 말하더라’라고 떠들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본인이고, 조심하면 좋겠다는 뜻으로 말하려던 것이고, 다들 자주 같이 운동하며 밥도 같이 먹고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이어서 말 나온 김에 하려던 것이었는데

소리를 내게 만들고 말았다. 에효~

민망했나?! 하아~


그 이는 여성을 얘기하면서 아무렇지 않게 ‘이쁘다’라는 말을 잘한다. 나쁜 말은 아닌 거 잘 알지만 근데 묘하게 듣기 불편하다.


전에는 물리치료하는 선생님을 얘기하면서

“그 **의원 가면 젊고 이쁜 간호사들 많아요. 마사지도 해줘요.”(손바닥으로 문지르는 동작을 하며) 물리치료사가 무슨 마사지를 해줍니까?! 기계로 초음파 치료하는 것을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전에 없던 통증의학과가 생기고 물리치료를 해 주니 좋았던가 본데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그렇게 말을 하는지.

그 **의원 홍보를 해주고 싶었나 본데 그래도 그건 아니지 않나?!


실실 웃으면서 하는 말이어서 듣는 난 되게 기분이 좋지 않았다.

농담 삼아했다고는 하는데 나한테 하는 말은 아니었어도 같은 여자여서 그랬나?!

여튼 듣고 있기가 무척 거북했다.

농담으로라도 그렇게 말하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또 언젠가는 새로 테니스클럽에 들어온 젊은 여성분에게 얘기할 때도 그런 식이었다.

듣고 있던 남편이 기분 좋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별 일은 없었지만 듣고 있는 난 조마조마했다.

물론 진짜로 젊고 이쁘기도 하고,

말한 분도 좋은 뜻으로 했겠지만..

내가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쁘다’는 단어 말고 다른 말로 할 수는 없냐는 뜻으로

“요즘은 그렇게 말하면 좋지 않게 들릴 수도 있어요.”라고 말했더니

“뭐가 좋지 않은데요?”라고 발끈하면서 이쁜 걸 이쁘다고 하는데 뭐가 잘못됐냐며 언성을 높였다. 헉!!!

하아~ 싸우자는 게 아니고요.


아마 말하는 사람의 뉘앙스가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뉘앙스 nuance

명사 : 어떤 말의 소리, 색조, 감정, 음조 등에서 기본적인 의미 이외에 문맥에 따라 달리 느껴지는 섬세한 의미 차이. (=말맛, 어감)




왜, 난 말하는 사람의 느낌이 훅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과민반응일까?!

더불어,

왜, 난 내 생각을 바로 표현하지 못하는 건지 모르겠어서 더 답답했다.


보통 여성들은 그런 말을 들어도 뭐 아무렇지 않게 넘기기도 한다.

기분이 나빠도 그냥 농담받아들이 듯이 웃어 넘기기도 하고

아니면 분위기 나빠질까 봐 참고 넘어가기도 한다.

근데 그러면 안 될 것 같다. 아무렇지 않게 반복될 테니까.

이게 고질적인 문제인 듯하다.


딸도 말한다.

아마추어 여성 축구팀인데 가끔 조기축구 아저씨들과 게임을 한단다. 연세 많은 분들이 많아서 여성들과 게임하는 것이 맞나보다.

그 분들과 게임하면 기분이 상할 때가 종종 있단다.

"엄마~ 할아버지들은 왜 그래?!"

딱히 말하기는 런데 기분이 묘하게 나쁘단다.


어디까지를 참아야 하는지, 나쁜 뜻으로 하는 말이 아니어도 기분이 나쁠 수 있는데

그런 것은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야 하는지.

굳이 페미니즘을 들먹이지 않아도 사회적으로 문화적으로 의식이 많이 변해서

달라졌다고는 하는데 과연 그런지 모르겠다.


이런 나의 과민방응? 때문에 순간 사람들과 서먹해질 때도 있는 거 안다.

나에게 다가가기 어렵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것도 안다.

근데 아닌 건 아니니까.

내가 잘했다고 할 수는 없을지라도 그런 마음을 참고 있을 수도 없다. 늘 참는 편이긴 하지만.

그냥 난, 농담거리로 말하지 말고 조금만 존중? 배려?해 주면 좋겠다.

함부로 하려는 건 아닐 테지.


이런저런 에피소드가 섞이긴 했지만 내가 말을 잘하지 못해서 일어나는 일이니 말 좀 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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