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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구마구 Jan 27. 2024

그랜드캐니언,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가봐야 할 곳

돌멩이? 암벽? 그냥 산? 절대 아니에요!

영국 BBC가 선정한 죽기 전 꼭 가봐야 할 곳 1위에 빛나는 곳! 그랜드 캐니언에 다녀왔습니다.


“뭐? BBC 1위? 그 정도라고? “

“네.. 그 정도이더라고요...”

BBC에 이어 제 인생 여행지로도 뽑혔거든요.

축하합니다 그랜드 캐니언!




그랜드 캐니언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내심 ‘그렇게나 압도적일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평소 크고 작은 자연들을 좋아하기에 꼭 한번 가보고 싶었지만,

아니 멋지면 얼마나 멋지고 웅장하면 얼마나 웅장하겠어! 그래봤자 다 돌(?) 아닐까?


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죠. 왜냐하면 그랜드캐니언을 선택한 동시에 일정상 LA를 포기해야 했거든요.

‘LA가 그렇게 예쁘다던데.. 나도 할리우드 사인 보고 싶은데....’라는 미련도 있었죠.



하지만 어쨌든 가기로 한 거! 이상한 생각은 버리고 다시 예전의 기대만 가득했던 저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저는 여행 가기 전에 치밀한 계획을 짜거나 유튜브로 영상을 보는 것을 그렇게 즐기지 않습니다.



글이나 영상으로 여행지를 꼼꼼히 접하면 마치 이미 다녀온 기분이 들더라고요. 대~충 계획하고 여행을 하면 제 두 눈으로 그곳을 처음 접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여행의 즐거움이 배가 되곤 합니다.



특히 영상으로 보고 오면 마치 이미 다녀온 곳 같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해외여행을 할 때는 언어, 치안 등의 문제로 어쩔 수 없이 평소보다 철저히 준비합니다. 하지만 이번 그랜드 캐니언 투어는 패키지로 간 덕에 그럴 필요가 없었답니다. 그래서 정말 좋았답니다.




그랜드 캐니언은 보통 다른 3-4개의 캐니언과 함께 투어를 하는 패키지로 여행을 많이 갑니다. 자유여행은 정말 힘들거든요. 왜냐하면 1. 험하고 낯선 땅에서 운전을 2,3일 동안 해야 한다. 2. 동선 짜기도 힘들고 렌트하기도 힘들다 3. 그냥 매우 정말 힘들다.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랍니다.


저도 가이드 투어를 신청해서 1박 2일 동안 캐니언 투어를 했습니다. 처음엔 ‘엥? 무슨 투어를 1박 2일이나 해? 그냥 그랜드 캐니언이다! 우와~! ’하고 오는 거 아니었어?라고 생각했지만 저는 기대감을 줄이고 싶지 않아 자세히 찾아보지 않고 무작정 투어길에 올랐답니다. 그랜드 캐니언에 간다는 사실 말고는, 몇 개의 캐니언을 가는지도,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 채 승합차에 몸을 맡긴 것이죠.



아주 이른 새벽 출발했는데, 전날까지 잠잠하던 심장이 조금씩 조금씩 빨리 뛰었습니다.

‘일출을 보며 시작하는 여행.. 이게 바로 미라클 모닝?... 낭만 대박이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졸면서) 캐니언으로 떠났답니다.


뻥 뚫린 도로와 멋진 자이언캐년

처음에 자이언 캐년이라는 도로와 암벽이 공존하는 곳에 갔는데 저는 여기서 그만 '우와'를 100번 외치는 실수를 하고 맙니다. 앞으로 우와를 10000번을 더할 곳이 남아 있단 걸 모른 채 이곳이 내 인생 여행지다!라고 선포하고 말았죠.



나는 이 자연 앞에서 대체 뭘까
나란 존재는 먼지 같은 존재구나...



다음에는 브라이스 캐년을 갔습니다. 웨딩사진 찍는 커플들을 보았는데, 하얀 웨딩드레스의 밑단이 검은흙에 끌려 까맣게 변했지만 여전히 아름다웠습니다.



등산 같은 가파름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흙먼지와 경사가 있는 곳에서 웨딩사진을 찍는 게 참 멋있더라고요. 그들이 어떠한 이유에서 브라이스 캐년을 택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떤 이유든 특별한 사진을 찍는 그들의 눈빛이 너무나 진심이어서 저까지 행복했답니다.

설명이 필요없는 브라이스캐년

브라이스 캐년은 사실 해가 질 때쯤 진가를 발휘합니다. 밝았을 때의 브라이스 캐년은 우와를 1000번 정도 하기에 아주 충분한 곳이었지만, 노을 지는 브라이스 캐년은 소리 없이 넋을 놓게 만드는 매력이 있습니다.



차마 무슨 말을 하는데에 몸의 기능을 쓰는 것이 아까울 정도라고 해야 할까요? 그냥 모든 에너지를 눈에 집중해서 바라보고만 싶더라고요. 그렇게 한참을 바라보고 또 보고, 사진도 잔뜩 찍고 떠났답니다.


절경.

저는 여기서 또 다짐을 했죠. 여기야말로 진짜 인생여행지라고요.




저는 다음날 그랜드캐니언에 가게 됩니다. 그랜드캐니언은 정말 정말, 정말이라는 단어가 절대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정말 웅장합니다. 진짜 진짜 넓어요.


깊이가 1.2km, 폭이 29km, 면적은 4926km 2이라고 합니다. 국립공원 하나가 서울시 면적의 8배가 넘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옆으로, 아래로 뻥 뚫린 그랜드 캐니언을 바라보고 있자면 자연에 압도됩니다.



이런 자연이 이 세상에 존재할 수가 있구나.
이런 모양과 이런 규모의 지형이
자연적으로 생길 수 있구나.



브라이스 캐년이 예쁜 노을과 자연의 조화에 감탄하는 곳이라면 그랜드 캐니언은 감히 상상도 못 할 규모에 압도됩니다. 어쩌면 브라이스 캐년은 자연과 예쁜 풍경에 별 감흥이 없는 분이라면 그렇게 대단한 곳은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랜드 캐니언은 그 누가와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곳이더라고요.



그 어떤 사진과 그 어떤 영상으로도 설명이 도저히 안 되는, '돌멩이', '암벽' 따위의 단어로는 묘사할 수 없는 자연입니다.




그 덕에 저는 아직도 제 최애를 정하지 못했습니다. 예쁜 것도 좋고 웅장한 것도 좋은데 어떡하나요? 제가 욕심이 많나 봅니다. 서부 여행 중 어딜 꼭 가야 하냐고 묻는다면 저는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랜드 캐니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는 LA와 그랜드캐니언의 중 그랜드 캐니언을 선택한 것이 아마 2023년 최고의 선택 10위 안에 들어가지 않나 싶네요. 제 길지 않은 여행 인생의 선택 중 1위는 당연하고요!


하트!

아무래도 제 최애가 어디냐고 누가 물어본다면 그냥 “캐년들"이라고 답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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